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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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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구성(丹丘城)의 이상향(理想鄕) ‘한고리샘’
      - 정재성·김희덕 부부, ‘내 손으로 집짓기 20년’ 결실  

‘신선들이 살만한 곳’이라 하여 일찍이 김일손(金馹孫)이 ‘단구성(丹丘城)’이라 불렀던 단성(丹城, 경남 산청군 단성면)은 지리산 동쪽 들머리의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고장이다. 문익점의 목화시배지 사월리와 선사시대 선돌(立石)의 입석리 중간,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명당에 1만여 평의 ‘한고리샘’이 자리한다. 자연에 귀의한 젊은 부부의 ‘내 손으로 내 집짓기’ 20년 노하우가 결실을 맺은 데 이어 이상향의 원대한 꿈도 펼치고 있다.    
한고리샘의 드넓은 부지 한가운데는 운동장과 연못, 정원,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그 둘레에는 대강당(교육장)과 작업실, 공방, 사무실, 숙소와 식당, 이동식 정자 등이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뽐낸다. 현재는 34평형 ‘건축 실습 현장’ 2동이 시공 중에 있다. 또한 굴삭기(포크레인)와 트랙터, 경운기를 비롯하여 예취기, 체인톱, 드릴과 같은 전동공구, 그리고 황토벽돌 등의 건축자재 생산 장비들도 두루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앞으로 ‘한고리샘 건축학교’가 세워질 예정이다. 건축학교는 땅고르기부터 기초공사, 토목공사, 벽체 쌓기, 지붕공사, 구들 놓기, 실내장식(몰딩, 도배, 장판) 등 집짓기의 모든 것은 물론, 트랙터 경운기 등의 농기계 사용법과 정비기술, 건축공구 사용방법,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식 먹거리 만들기, 염색하기와 다도, 등공예와 도자기 굽기 등의 다양한 취미생활까지 가르칠 예정이다. 집짓는 법을 배우면서 귀농·귀촌에 따르는 갖가지 문제의 해결 방법도 익히게 하는 것.
한고리샘을 일군 주인공은 정재성 김희덕 부부이다. 이들이 오늘의 낙원과도 같은  한고리샘을 열기까지는 ‘이상향’을 가꾸기 위한 남다른 집념과 노력이 뒷받침됐다. 1999년 이들은 지리산 자락의 단성 외진 산골로 옮겨왔는데, 그에 앞서 3년 동안 수원에서 귀농·귀촌 수련과정(?)을 거쳤다. 단성으로 옮겨온 뒤로 ‘내 손으로 집짓기’를 시작했는데, 수원에서의 3년을 더하면 20년의 노하우를 쌓게 된 셈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주말부부였다. 남편 정재성 님은 ‘한, 한빛’이란 아이들을 키우며 농사를 짓고, 부인은 서울의 직장에 다니면서 주말에 시골집으로 내려왔다. 2001년 1월 ‘다음. 넷’ 칼럼 ‘생활/건강’ 섹션에 부인 김희덕 님이 ‘지금 내손으로 집을 짓고 있다’는 제하의 글을 싣기 시작했다. “여기는 경남 산청군 단성면, 저희는 이제 막 삼십대에 접어든 젊은 부부입니다. 자연이 좋고 시골이 좋아서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지 1년이 되어갑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 글은 지리산에 둥지를 틀고 손수 집을 짓고자 하지만, 너무 힘이 드니까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힘을 모으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하루아침에 집을 완공하는 것이 아니라 더디지만 내손으로 하나하나 돌을 얹는 마음으로 정성어린 집을 지어보고자 하는 분이 계시다면, 내가 살 집에 나의 땀과 정성이 하나하나 배어있다면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손을 맞잡자고 했다.
이 칼럼에는 비닐하우스에 임시로 만든 그들의 움막집 사진도 실려 있었다. 그야말로 맨땅에서 지리산 삶을 시작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농사를 지으며 사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모내기’ 등의 글에서 토로했다. 그러나 손을 내밀어도 잡아주는 이가 없어 집짓는 일 등은 남편인 정재성 님 혼자서 해내다시피 했다. 그는 농사를 짓는 한편, 중장비로 길을 내고 땅을 고르고 집을 짓는 모든 일을 하나하나 다부지게 해냈다.
정재성 님은 기예(技藝)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나서 전통악기 연주에서부터 공예‧조각에 이르기까지 두루 달통했다. 손재주 또한 비상하여 중장비 운용에서 철골 용접까지 장인(匠人)의 수준이다. 20년 동안 ‘내 손으로 집짓기’를 한 노하우로 건축 관련 자격들을 하나하나 터득해 왔다. 그는 이제 그 ‘재주’를 뜻있는 이들과 나누려고 한다. “재주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두루 나누고 전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내 손으로 집짓기’ 20년의 노하우가 이룬 결정체가 단구성 1만여 평에 꿈결처럼 이뤄놓은 이상향 ‘한고리샘’이다. 지금 펼치는 사업은 김희덕 님의 2001년 칼럼 ‘내손으로 집을…’에 이미 예고돼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분, 자연 속에 내손으로 직접 집을 짓고자 하는 분, 정직한 땀을 흘릴 준비가 된 분, 어서 이곳에 오십시오. 서로 의지하고 이마를 맞대며 토론도 하고, 서로의 꿈을 나누고 싶습니다.”
정재성 김희덕 부부의 지리산 이상향 ‘한고리샘’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비닐하우스 움막집에서 살던 2001년 ‘내손으로 집을…’ 칼럼에서 이미 밝혔던 자연속의 아름다운 공동체 생활을 지향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제는 정재성 부부와 뜻을 함께 하는 토목, 학술, 홍보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속속 참여하여 힘을 보태고 있어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실천 방안들이 하나하나 가시적으로 진척되고 있다.
한고리샘은 귀농·귀촌 종합건축학교를 시작으로 전원주택형 건강요양원, 자녀행복 대안학교, 온라인 쇼핑몰, 민속음악당과 생활공예관 등을 차례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청사진들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유한회사 등의 법인화 절차도 밟고 있다. 김희덕 님의 칼럼 글 “저희들처럼 귀농해서 살고자 하는 분, 우리처럼 땅을 준비하고 집을 짓고 계신 분…만나면 서로 힘이 될 것입니다”라던 2001년의 그 꿈이 드디어 아름답게 영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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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2016.04.09 17:41
    오랜만에 한이가족 소식에 넘넘 반갑습니다
    그 오랜시간속에 열정의 결실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미래에도 원하시는 모든 소원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한이 한빛도 많이 자랐겠지요
    많이 보고 싶군요
    여산 선생님께서도 멋진 봄날 되세요~~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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