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22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택매매 계약서!' 목통마을에 닿자마자 나는 300만원을 선배에게 계약금으로 건네주고 주택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답니다. 잔금 200만원이라 쓰고 도장을 찍고 나니 선배의 집 드넓은 뜨락이 눈부시게 빛나 보이더군요. 저기는 텐트 사이트, 저기는 원두막, 또 저기는 야외 무쇠솥 걸 자리...!

선배는 잔금을 치르면 집을 바로 인도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아, 우리도 이제 지리산에 오두막 한 채를 갖게 되는구나!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 수줍고 아련하게 자리했던 그 꿈이 이처럼 빨리 현실로 다가올 줄을 어찌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어쨌든 나는 선배와, 또 친구와 굳게 악수를 나눴지요.

하지만 나에게 온통 기쁨만 충만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산으로 되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런저런 새로운 고민거리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지요. 당장 산악단체의 지리산 전진기지를 할 수 있도록 집을 보수하고 마당과 뜨락을 정비하는 일, 그 무엇보다 관리인을 두는 일이 큰 문제가 되더군요.

빈집으로 버려두면 금세 폐가처럼 되는 것이 집의 속성입니다. 또한 언제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관리인이 상주해야 하고, 집도 대대적으로 고쳐짓거나 새로운 건물을 세워야 될 것 같았지요. 막상 관리인을 두는 한 가지 문제를 놓고 보아도 급료 등 그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어요.

나는 머리가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은 내가 아주 이 목통마을로 옮겨와서 사는 것이었지요.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러보아도 당장 직장을 버리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살 형편이 못 되는 것이 나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