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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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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레저가 유망산업이예요. 설악산 등 강원도에선 개발 붐이 발빠르게 일고 있는데, 어째선지 지리산은 지지부진하다면서요?" 지리산권에 레저 타운을 세울만한 땅을 물색해달라고 부탁했던 인사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부탁을 받은 아파트 옆집 부인이 자기 일처럼 열을 올리더군요.

"그런 대단한 계획을 갖고 계시다면 직접 지리산을 둘러보셔야지요." 적어도 레저 타운을 세우겠다는 사람이 도회지에 앉아서 적지를 물색해달라는 것이 말이 되기나 합니까? "땅이야 많지만, 기왕이면 전망이 좋은 곳을..." "그건 나도 모를 일이지요." 나는 발뺌을 했지만, 그쪽도 끈적끈적 늘어지더군요.

한번은 덕산에서 고운동과 청학동, 불일폭포를 거쳐 쌍계사로 그룹산행을 했습니다. 고운동 '미니 발전소'의 김부억씨 집 뜰에서 진주의 산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가운데 번드레한 인상의 신사들이 섞여 있었어요. 진주의 산친구는 고운동에 별장을 지을까, 어쩔까 하고 찾아든 사람이라고 귀띔해주더군요.

당시 지리산에는 별장을 짓고자 하는 이들이 설치고 다녔지요. 돈이 남아돌아 산수경관이 빼어난 곳에 별장을 짓겠다니 얼마나 팔자가 좋습니까. 그들은 궁궐같은 집을 짓는데 돈으로 도배를 할 테지요. 그런데 나는 고작 오두막 한 채의 꿈마저 이 핑계 저 핑계를 둘러대며 사실상 꽁무니를 빼고만 있었으니...!

고운재를 넘어 묵계리로 가는데, 길가에 물레방아가 보였어요. 버려진 폐가가 한 채, 주변은 묵혀둔 논밭들이었습니다. "이곳을 레저 타운으로 만들면 좋겠지?" 별장 운운하던 이들에 열이 오른 나는 아파트 옆집 부인 말을 떠올린 거지요. "최선생님이 어찌 그런 말씀을!" 일행인 한 아가씨가 대경실색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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