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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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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묵계리에서 레저 타운 어쩌고 하는 말을 끄냈다가 무안을 당한 나는 비로소 정신이 들었지요. 아파트 옆집 부인이 땅을 알아보았느냐고 계속 물어왔지만, "그런 땅은 없다"고 딱 잘라 대답해주었습니다. 내원사 입구의 청소년수련원 불발사건을 떠올리게 된 것도 나에게 그런 대답을 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됐어요.

<지리산 365일>을 한창 신문에 연재하고 있을 때였지요. 쌍계별장 할머니 얘기를 소개한 바로 다음날 한 여성이 회사로 전화를 걸어왔어요. 아주 나지막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여성이었어요. 그녀는 한동안 주저주저 하더니만, 지리산의 오두막 한 채를 소개해줄 수 없느냐고 말하는 것이었죠.

물같이 바람같이 살고자 한다는 쌍계별장 할머니의 얘기에 감명을 받아 자신도 가산을 정리하여 지리산에서 여생을 살았으면 한다는 거였어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요, 그저 작은 오두막이라도 한 채 살 수 있다면 해서요." "...?" 나는 본인이 직접 알아보라고 말하려다, 교양있는 말씨에 전화를 쉽게 끊지 못했지요.

"좋은 집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혼자 살 것이니까 집이 클 필요도 없구요." 그 말을 할 때 그녀의 목소리가 차악 가라앉으며 떨렸어요. 마음속으로 울먹이는 게 분명한 듯했지요. "혼자라구요? 그럼 어떻게 생활하시려고요?" "민박집들이 있다면서요. 혼자니까 별로 돈 들 일도 없고, 민박이나 치면서 지낼 수만 있다면..."

8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레저 붐은 90년 당시 절정을 이뤘지요. 지리산 산골마을의 집집마다 민박 간판이 나붙기 시작할 때였지요. 또 민박 수입도 솔솔하여 민박집만 열면 혼자서는 생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했습니다. "그럼 꼬옥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나에게 오두막을 소개해달라며 집 전화번호를 알려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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