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130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송사(訟事)가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인지는 곁에서 지켜보는 3자의 입장에서도 능히 짐작이 될 만했습니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 못했는지는 너무 분명하니까 법의 판단이 간단하게 내려질 것으로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송사의 진행이란 그렇게 간단하게 되지만은 않는 묘한 구석이 또 있더군요.

지리산 땅을 둘러싼 송사 이야기를 죄다 밝히자면 그것만으로도 몇 달은 얘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송사 얘기를 시시콜콜 늘어놓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노릇입니다. 그래서 그 결과만 밝히고자 합니다. 오랜 기간을 끌기는 했지만, 결국 K여사가 법에 호소하여 돈을 돌려받게 되는 것으로 결말났지요.

전혀 예기치 못한 지리산 땅 사건은 그런대로 마무리되어 수습이 됐지만, 그 후유증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두번 다시 '지리산 오두막'을 꿈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니, 지리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날 지경이었지요. 사람에 대한 어떤 신뢰도 사라진 것에서 정녕 씁쓰레한 기분을 주체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그 일이 지리산 선배나 K여사의 탓으로 돌릴 수만도 없는 일이었지요. 원초적인 문제의 소지를 제공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에 심한 자괴감을 느꼈지요. 어쨌거나 이 사건은 그 때까지 나에게 종잡을 수 없이 따라다니던 '지리산 오두막 한 채'에 대한 꿈도 미련도 말끔하게 떨쳐내게 했어요.

그무렵 때마침 나는 회사에서 '설악산'의 인문사적 등을 취재하여 단행본으로 펴내라는 특별 출장명령을 받게 되어 설악산으로 떠납니다. 내, 외설악은 물론이요, 설악권 주변 강원도 내륙 오지를 찾아다니게 된 것이 그나마 축복이었습니다. 나는 설악산을 헤매는 동안 지리산 오두막의 아픈 상처를 거의 치유한 것이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9) 최화수 2002.09.08 2917
48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8) 최화수 2002.09.08 2553
47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7) 최화수 2002.09.08 2518
46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6) 최화수 2002.09.08 2589
45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50) - 끝 최화수 2002.09.08 1579
44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5) 최화수 2002.09.08 2516
»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9) 최화수 2002.09.08 1309
42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8) 최화수 2002.09.08 1246
41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7) 최화수 2002.09.08 1277
40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6) 최화수 2002.09.08 1399
39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5) 최화수 2002.09.08 1371
38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4) 최화수 2002.09.08 1295
37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3) 최화수 2002.09.08 1221
36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2) 최화수 2002.09.08 1275
35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1) 최화수 2002.09.08 1263
34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0) 최화수 2002.09.08 1154
33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0) 최화수 2002.09.08 1093
32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 최화수 2002.09.08 2533
31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39) 최화수 2002.09.08 1162
30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38) 최화수 2002.09.08 12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