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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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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 그저 작은 오두막을 하나 장만하여 민박을 치면서 지내고 싶다는 생면부지 여성의 전화는 나의 귀에 이명처럼 쟁쟁했지요. 그녀로부터 두번이나 확인 전화도 걸려왔어요. 나는 아직 적당한 곳을 찾고 있다고 얼버무렸지요. 그녀는 "꼭 좀 부탁드려요, 언제라도 전화 주세요." 하는 거였어요.

그 무렵 나는 지리산에 뛰어들어 자립의 기틀을 마련한 여러 사람을 만났답니다. 쇠점터 농원의 인텔리 부부, 대성골 산림왕 임봉출옹, 그리고 내원골에서 개척농민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지요.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답니다. 온 몸으로 지리산과 맞닥뜨려 냉혹한 현실을 극복해낸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지리산처럼 넉넉한 삶을 누리고 있었지요. 하지만 여기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형언할 수 없는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지요. 잔칫상은 산신령이나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 결코 아니었어요. 오랜 세월 동안 자신들의 온 몸을 던져 마침내 축복을 쟁취한 거였어요.

나는 마음이 갑갑해졌지요. 오두막을 구해달라고 부탁한 그녀의 뜻이 먹혀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것은 나의 지리산 오두막이 겉돌고 있는 까닭이기도 했답니다.. 마땅한 삶의 방책이 없다면 오두막이 아니라 기와집을 안겨준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리산 오두막에 대한 나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요.

나는 그녀에게 '오두막 불가' 통보를 하고자 했지요. 그런데 직장 후배인 B여사가 나에게 천만뜻밖의 제의를 해왔어요. "중산리에 우리 오두막 한 채가 있는데요...!" 그 집을 내놓았는데 나더러 사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아니, 언제 지리산에 오두막을 다 장만했지요?" 나는 B를 쳐다보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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