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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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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도에 '외국인 별장촌'으로 기록돼 있는 왕시루봉 외국인 선교사 수양촌의 오두막 한 동을 '우리들의 산' 별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가슴 벅차고 기쁜 일이었지요. 이광전님이 수양관의 실제 주인인 인요한(린턴)과 관리인 함태식선생에게 나의 이런저런 어려운 입장을 말하여 흔쾌히 승락을 얻어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다시 왕시루봉으로 가지 않을 수 없었지요. 오미리에서 이광전님이 지름길로 개척해 놓은 오솔길을 따라 왕시루봉을 찾았습니다. 왕시루봉으로 오르는 부드러운 능선은 온통 빨간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철쭉꽃이 지천으로 뒤덮고 있더군요. 능선길 중간중간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 풍정도 환상적이었습니다.

교회 아래편 오두막은 그 규모도 크려니와 처음 마주치는 입구 쪽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1층에는 침대가 그대로 있고, 2층 다락방도 쓸만하더군요. 하지만 워낙 빈집으로 오래 비워둔 때문에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했습니다. 오두막을 수선하는 일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두고, 일단 그곳을 당장 이용하기로 했답니다.

그 집을 둘러보러 가던 날 회사 후배인 청년 L이 동행했지요. 그런데 우리 일행이 이광전님의 오두막에 가서 환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이 친구가 '우리들의 산' 별장으로 정한 그 오두막에서 낮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기척에 잠을 깼는데 젊은 여자 둘이 2층 다락방으로 올라가더라는 것입니다. 웬 미모의 여성들일까!?

"누구요, 당신네들?" 그렇게 말해도 아무 대꾸가 없더란 거예요. 그가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워 "누구요?"라고 한번 더 소리치자 두 젊은 여성은 아무 말도 없이 유유히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녀들의 하체가 보이지 않더라는 거예요. "낮귀신입니다. 낮귀신!" L이 새파랗게 질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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