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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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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요, 그저 작은 오두막이라도 한 채 살 수 있다면 해서요." 전화를 끝낸 뒤에도 그녀의 맑지만 애잔한 목소리가 귀에 쟁쟁거렸습니다. "혼자니까 별로 돈 들 일도 없고, 민박이나 치면서 재낼 수만 있다면..." 생면부지 여성의 전화 한 통이 나의 지리산 '오두막 열병'에 다시 부채질을 했답니다.

나는 그 때부터 나의 오두막 한 채 뿐만아니라 그녀의 오두막 한 채도 찾아나서야 했습니다. 나의 지리산 발길이 잦아졌지요. 하지만 나의 오두막은 아무런들 상관이 없었지만, 그녀의 오두막집은 점점 어렵게 생각됐어요. 조용한 성품에 어울리는 아늑하고 깨끗하고 안전하고, 그리고 민박 손님이 많이 찾아야 하고...!

나는 일단 그녀의 오두막을 쌍계사 앞 용강리 주변에서 찾기로 작정했지요. 너무 외지거나 황량한 곳은 아무래도 곤란할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었지요. 나는 그녀가 크게 감명을 받았다는 쌍계별장 할머니를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도원암이란 암자였던 쌍계별장을 찬찬히 둘러보니 정말 명당에 잘 지은 집이더군요.

여성 혼자 단신으로 지리산에서 물처럼 바람처럼 살 수 있는 것도 아늑한 수림 사이의 전통한옥인 쌍계별장 같은 곳에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쌍계별장과 그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마을로 내려오니 그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만 했어요. 쌍계별장과 비교할 만한 집이 있을 수 없지요.

지금 생각하면 나는 그 때 어째서 집을 사서 수리를 하거나 고쳐 짓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보면 하천의 비탈진 부지나 폐가로 버려져 있던 곳에 날아갈 듯이 멋진 새집들이 들어서 있더군요. 그런데 그 때는 바보처럼 완성된 집만 찾았으니 그녀에게 마음에 들만한 집을 찾을 수 없었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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