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295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리산에선 '벌들의 전쟁'이 벌어지고는 하지요. 토봉과 양봉의 전쟁입니다. 양봉업자들은 꽃을 따라 이동하며 벌을 키웁니다. 이 양봉떼가 현지 한봉떼와 죽고 죽이는 한판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이 전쟁은 덩치가 큰 양봉들의 압승으로 끝나지요. 토봉이 양봉떼에 전멸하게 되면 토봉 농사도 물거품이 되는 것이지요.

'토봉보호구역' 지정은 양봉업자가 들어오는 것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제도입니다. 이 구역에는 '벌들의 전쟁'이란 결코 일어나 수가 없지요. 목통마을에서 벌을 치기 시작한 선배는 보호구역 지정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답니다. 당시 목통마을을 포함한 범왕리 일대에는 39세대가 537군(群)의 토종 벌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이는 하동군청을 3년 동안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87년 1월 마침내 범왕리 일대를 '토봉보호구역'으로 지정받게 했답니다. 그 때까지 하동군내에선 청암면 1개 마을이 유일한 토봉보호구역 지정을 받고 있었습니다. 토봉보호구역 지정으로 선배는 주민들이 베풀어준 엄청난 도움에 대해 보답하게 된 것입니다.

토봉보호구역 지정과 함께 이곳 꿀은 성가를 드날리게 됐고, 토봉 농가의 소득이 높아졌지요. 들꽃 천국인 목통계곡 일원은 양봉이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한편 토봉의 왕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토봉에 재미를 붙인 그이의 수익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선배는 마침내 집을 사들여 단간셋방 신세에서 벗어나게 됐지요.

선배의 집을 찾았을 때 비록 초라한 토담집이었지만, 방안으로부터 베토벤의 웅장한 '합창' 교향곡이 울려퍼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대학을 졸업한 지성인답게 그이는 음악을 좋아하여 고급 오디오를 사들여놓고 음악감상의 여유도 즐기는 것이었어요. 아, 진짜 클라식광인 나는 그 음악에 온 몸이 전율하는 듯했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 최화수 2002.09.08 4770
48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2) 최화수 2002.09.08 3154
»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0) 최화수 2002.09.08 2957
46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3) 최화수 2002.09.08 2932
45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9) 최화수 2002.09.08 2917
44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6) 최화수 2002.09.08 2589
43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8) 최화수 2002.09.08 2553
42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1)~(13) 최화수 2002.09.08 2546
41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4) 최화수 2002.09.08 2533
40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7) 최화수 2002.09.08 2518
39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5) 최화수 2002.09.08 2516
38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4) 최화수 2002.09.08 2223
37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5) 최화수 2002.09.08 2159
36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21) 최화수 2002.09.08 2076
35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8) 최화수 2002.09.08 1975
34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22) 최화수 2002.09.08 1929
33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6) 최화수 2002.09.08 1916
32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20) 최화수 2002.09.08 1870
31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7) 최화수 2002.09.08 1833
30 지리산 오두막 한 채를 꿈꾸다(19) 최화수 2002.09.08 18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