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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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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진 것은...

국내 최고 추리소설작가의 한 사람으로 김성종(金聖鍾)님을 꼽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전남 구례 태생의 그이는 지리산 관련 소설을 적지 않게 썼다. 그의 대표작인 유명한 '여명의 눈동자'는 TV 미니시리즈에 이어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남겼다. 김성종님이 지리산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필자는 지리산과 친근해지는 과정에 추리작가 김성종님과 동행을 한 일이 많았다. 그이는 서울에서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부산으로 옮겨 전업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소설 쓰기 이외에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산행 모임에 앞장선 것이었다. 부산소설가협회를 모태로 출범한 PEN산악회 등에서 나는 그이와 주말마다 산행을 하다시피 했다.

그이와 산행을 하면서 빚어졌던 에피소드는 너무 많다. 그 가운데 왕산(王山) 기슭에 자리한 의문의 돌무덤인 전구형왕릉(傳仇衡王陵)과 관련한 조금 묘한 사연도 있다. 현재 영국의 캐임브리지대학에 유학하고 있는 김성종님의 아들이 아주 어린 꼬마였을 때의 얘기이니 벌써 십수년 전의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여름철의 어느 일요일이었다.

부산PEN산악회 당일 산행버스가 왕산 구형왕릉 입구인 덕양전 앞에 40여명의 많은 등산객들을 내려놓았다. 그 가운데는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온 이들도 있었다. 이 일행은 구형왕릉에서 네번째 계단의 감실에 팔뚝을 넣고 집히는 물건이 없는지 휘저어 보기도 하는 등 소란을 떨었다. 당시에는 성역화사업을 하기 전이어서 관리가 허술할 때였다.

한바탕 소란을 떤 일행은 왕산 등산을 하기 위해 구형왕릉에서 바로 남쪽으로 이어진 골짜기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좁은 오솔길을 따라  겨우 10여분을 걸어갔을까! 새파랗던 하늘이 금세 캄캄하게 어두워지더니 뇌성번개가 치며 동이로 물을 퍼붓는 듯한 소낙비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김성종님 아들이 넘어져 다쳤다.

우리들은 너무나 놀랐다. 여름날에 흔히 나타나는 기상 이변으로 보고 넘기기에는 어쩐지 뭔가 찜찜했다. "왕릉에서 소란을 피운 죄에 벌을 내리는 것이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우리 모두는 공포감에 휩싸여 산행을 중단하고 되돌아 내려왔다. 뇌성벽력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뭔가를 시사하는 교훈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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