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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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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거 정말 기적입니다!"(2)

이 세상에서 큰소리 쳐도 좋을 일이란 결코 없다. 나는 그것을 한신계곡 사건으로 더욱 절감하게 됐다. 내대리~거림~세석고원 산행을 했던 바로 한 주 뒤에 우리 산악회는 백무동~한신계곡~세석고원 산행을 했는데, 한신계곡 산행에서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물론 그 때는 백무동으로 접근하는 도로가 비포장이었다. 부산에서 아침 8시가 지나 출발한 대절버스는 함양읍과 인월을 돌아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에 백무동에 도착했다. 초여름의 날씨마저 무더워 산행에 무리가 따랐다. 세석고원을 다녀오는 데는 시간의 여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세석고원까지 오른 사람은 13명에 불과했다.

"오후 5시30분에는 이유없이 버스를 출발시킵니다!" 그 시각 안에 세석고원이든, 한신계곡이든 다녀오라는 것이 산행집행부의 다짐이었다. 세석고원에 오른 우리 일행은 한데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그런 뒤 시계를 들여다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시계바늘이 이미 오후 3시40분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너누 늦어있었다.

"이거 야단났구먼!" 대절버스 출발 시각을 5시30분으로 발표했으니, 2시간 안에 하산을 완료해야 했다. 나는 일행에게 서둘러 하산할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규정 시간 안에는 하산이 어려울 것 같았다. "이제부터는 뜁시다! 구보가 아니면 욕먹을 겁니다!" 나는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참으로 위험한 모험을 한 것이다.

세석고원에서 한신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날카롭다. 천천히 걸어내려가도 위험한 급경사 돌투성이 길을 나는 뛰어서 내려가자고 했던 것이다. 더구나 산행 경험이 별로 없는 아가씨 몇 명도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사고는 그 아가씨들이 아니라 바로 내가 당했다. "빨리 빨리 뛰어갑시다!" 그것이 바로 문제였다.

나는 급경사길을 뛰어내려가며 몇 차례나 휘청휘청, 위기의 순간을 느꼈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무모하게 내달렸다. 그런 한순간, 나뭇가지를 한 팔로 잡고 바위 아래로 뛰어내리는 나는 그만 중심을 잃고 한 바퀴 반을 회전한 뒤 칼날처럼 날카로운 돌밭에 거꾸로 쳐박히고 말았다. 썩은 나뭇가지에다 체중을 실었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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