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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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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청학동에 처음으로 찾아가다(2)

청학동(靑鶴洞)이라면 신선이 산다는 곳이 아니겠는가! 사실 그 때는 지리산 청학동의 개념이나 그 유래 등을 잘 모르고 있었다. 잘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비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6시간 이상 버스에 시달리면서 찾아간 청학동의 모습은 너무나 당혹스러웠다. 신선은 두고라도 아름답지가 않았다.

초가지붕에 댕기머리, 그리고 무명베 한옷을 입고 있는 것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시골에서 성장한 나는 그것이 조금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 모두는 내가 자랄 때의 나 자신을 포함한 마을사람들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굳이 색다른 것이 있다면 그 때까지 서당에서 훈장에게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할까.

물론 청학동 사람들은 '유불선갱정유도교'라는 독특한 종교를 믿고 있었다. 마을 총무를 따라 그 도장으로 가서 설명을 들었지만, 별로 귀에 닿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댕기머리 총각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눈을 끌었다. 그게 기념사진일 수가 있기나 한 것일까? 줄을 지어 사진을 찍는 모습이 어쩐지 어색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물론 나는 그 이후 한동안 세월이 흐른 뒤 청학동을 다시 여러 차례나 찾아갔고, 마을 총무나 서당훈장, 그리고 주민 가운데 아주 친숙한 사이가 된 사람도 있게 되었다. 또 서당훈장과 한바탕 논쟁을 벌인 일도 있었지만, 나중에 나름대로 그들의 신념이나 고민도 짐작할 있게 되었다. 하지만 첫번째 방문에선 너무나 아쉬웠던 것이 많았다.

당시 안내산악회는 분명히 청학동과 삼신봉이라고 고지를 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모두 산행복장 차림이었다. 그런데 산길에는 발걸음 한번 들여놓지도 않고 마을 옆 숲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끝내다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그 때의 아쉬움이 너무 컸던 때문인지 훗날 청학동에 들러기만 하면 반드시 삼신봉에 올랐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당시 여건으로선 삼신봉 산행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다. 교통편이 그처럼 불편했는 데도 하루 일정으로 찾은 것에 원초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것도 첫새벽같이 서둔 것이 아니라 아침 8시에 출발을 했으니, 버스에 시달리며 오고가는 시간만 해도 하루 낮이 부족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그때가 그립게 생각되는 것은 웬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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