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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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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청학동에 처음으로 찾아가다(3)

청학동 사람들은 유불선갱정유도교란 독특한 종교와 폐쇄적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외지 사람들의 호기심을 살만도 했다. 아니, 그보다 '지리산 청학동'이란 그 이름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지금은 교통편이 좋아졌지만, 지난 80년대까지는 진주~하동 국도의 횡천에서 좁다란 산판도로를 따라드는 것부터 고역이었다.

어렵게 청학동을 찾아온 사람들은 댕기머리를 하고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주민들에게 호기심을 가졌다. 관광객들이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 집 저 집을 기웃기웃 들여다 보기도 하여 주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도 했다. 청학동에 새로 들어온 훈장이 "무슨 동물원의 동물같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던 때도 있었다.

이 훈장은 서당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들이 관광객과 사진을 찍는 것을 금지시켰고, 외지 사람들이 마을에서 담배도 피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 한편으로는 청학동을 찾은 외지인들의 실망도 적지 않았다. 뭔가 독특한 청학동 사람들의 면모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서당 공부나 한복 착용 외는 별다른 흥미로운 것이 보이지 않은 때문이다.

사람들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안을 들여다보고 테레비도 있네, 전기다리미도 쓰네 하고 실망스러워 했다. 그들도 누릴만한 문명생활은 누리고 있었다. 사실은 이상할 것이 없지만, 반문명의 독특한 생활을 지켜보고 싶었던 어떤 기대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청학동 주민은 모두가 무명베로 만든 한복을 입는가? 결코 그러하지도 않았다.

서당 맞은 편 한 집에는 쉐터에 스커트를 입은 젊은 부인이 얼핏 보였다. 틀림없는 주민인 듯하여 억지로 찾아가 물어보니 부산에서 시집온 '부산댁'이라고 했다. 그녀는 뜻밖에도 남동생이 우연히 부산시가지에서 길을 묻는 청학동 총각을 만난 끝에 그를 집으로 데려와 중신을 하는 바람에 결국 청학동으로 시집을 오게 되었다고 했다.

'부산댁'의 남편은 청학동에서 대대로 살아온 서홍석씨였다. 나는 이 서씨와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서씨는 아주 진솔하고 친절했다. 나는 그와 친해져 단지 그를 만나는 기쁨으로 하여 청학동을 자주 찾았다. 그리고 그이를 통해 청학동 주민이나 일반 사회인이나 조금도 다를 것이 없고, 똑같은 이상을 추구한다는 것도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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