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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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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국수 맛이냐? 처녀의 미모냐?

중산리 매표소 주변의 요즘 모습은 아주 현대화 돼 있다. 주차장과 식당 건물 등이 지난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주차장은 비포장 노면이 전부였고, 식당은 단층으로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산리 매표소의 세 식당 가운데 특별히 '지리산식당'만은 많은 등산객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지리산식당은 언제나 조용한 모습의 주인 아주머니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녀의 빼어난 음식 솜씨는 시골국수를 옛맛 그대로 살려내는 데 있었다. 천왕봉이나 장터목에서 땀을 흠씬 흘리고 하산한 등산객들은 지리산식당의 이 맛난 국수를 게눈 감추듯이 먹어치우곤 했다. 그 국수에는 시골 고향의 구수한 그 맛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지리산식당은 바로 장터목산장을 운영하던 최인섭씨의 집이었다. 지리산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최씨의 부인이었다. 당시의 장터목산장은 관리공단에서 위탁운영을 했는데, 최인섭씨가 오랫동안 연고권을 갖고 있었다. 또 최씨의 아들인 진경씨가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활동을 하다가 아버지 대신 산장관리를 맡아 하기도 했다.

최인섭, 최진경 부자는 장꾼들처럼 장터목으로 몰려드는 등산객들을 비교적 잘 관리했다. 재래식 좁은 산장 시설에 그나마 어떤 질서를 세우기까지 이들 부자의 노고가 컸던 것이다. 그런데 장터목에선 최씨 부자가 인기를 누렸지만, 중산리 매표소에선 최씨의 부인과 딸, 곧 모녀가 인기를 독차지, 지리산식당 앞이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국수 맛이 좋아서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그 진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 집 딸인 처녀의 매력이 워낙 특출했기 때문이다. 훤칠한 키에 얼굴이 이쁜 데다 상냥한 성격이 금상첨화인 규수로 손님을 맞이하며 음식 중을 드는 모습이 마치 선녀처럼 보였다. 국수를 먹는 이들도 시선은 그녀에게 쏠려 있고는 했다.

지리산식당의 장성한 이 처녀는 내가 본 지리산 현지 여성으로는 최고 미인이었다. 그녀를 가까이서 지켜보고자 괜히 국수를 시키는 일도 있었다. 그러니까 천왕봉, 장터목으로 오를 때도 국수를 먹고, 하산할 때도 또 국수를 먹고는 했었다. 그나마도 다행은 국수 맛이 워낙 뛰어난 것이었는데, 국수가 아닌 라면이었다면 어쩔뻔 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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