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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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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뱀을 두 다리 사이에 끼고...!?

나는 뱀을 끔찍이도 두려워 한다.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거나 기어가는 것을 보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이다. <지리산 365일>이란 책을 쓸 때 와운마을을 찾아 때마침 <산딸기>란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집에 들렀는데, 수십 마리의 뱀을 가마솥에 넣어 소위 '찜틀'을 하는 것을 보고 기겁, 다시는 와운마을을 찾지 않았을 정도이다.

어느 해 여름 천왕봉에서 칠선계곡으로 하산을 했는데 두지터가 가까운 곳까지 내려와 산행의 피로를 던다며 발을 씻었다. 그런데 나의 바로 뒤에서 걸어내려온 일행이 뜻밖의 얘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놀랄까봐 얘기 안했는데, 두번씩이나 독사를 넘고 가더군. 용케 그 놈들을 밟지 않고!" 나는 뒤늦게 놀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십수년 동안 산악회와 함께 단체산행을 했다. 하지만 그 기간에도 혼자 근교산을 찾았던 일이 더 많다. 지리산 역시 혼자 옛길을 따라가보고픈 유혹을 받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여름, 가을철에는 그 놈의 뱀이 무서워 혼자선 옛산길로 들어서는 것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싫어도 도로처럼 넓혀진 정규등산로를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뱀에 대한 공포증이 유별난 나에게도 뱀에 대한 아주 특별한 해프닝(?)이 있다. 산악회를 따라 삼신봉 산행을 했을 때였다. 우리 일행은 하산길에 청학동에 들러 동동주를 마시며 한동안 환담을 나눴다. 이근상 산행대장님이 어딘가에서 돌(수석) 하나를 주워왔다. 그것을 비료 부대 종이에 둘둘 감아 두었다가 나중 배낭에 넣어서 가져왔다.

이대장님과 나는 맨 앞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청학동에서 부산까지 오는 동안 내가 창 쪽에 앉기도 하고, 이대장님이 창 쪽에 앉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이대장님의 배낭이 내 두 다리 사이에 놓이거나 이대장님의 다리 사이에 놓이고는 했다. 그이가 수석에 대한 유별난 애착심 때문인지 배낭을 다리 사이에 계속 놓아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부산에 닿았다. 우리는 함께 이대장님의 가게에 들러 소주를 마셨다. 술을 마시다가 이대장님이 문득 생각난 듯 배낭을 가져와 수석을 꺼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 배낭 속에서 뱀 한 마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자리의 일행은 모두가 놀랐지만, 특히 나는 펄쩍 뛰었다. 그날 이후 뱀 뿐만 아니라 배낭까지 무서워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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