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74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22> '다이어트 산행'(?)의 시말(始末)

다른 사람의 경우는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단독산행에서 단체산행으로, 단체산행에서 그룹산행으로, 그룹산행에서 다시 단독산행으로, 단독산행에서 또 단체산행으로 적당한 간격을 두고 이렇게 옮겨다녔다. 뭐래도 단독산행이 제일이지만, 더러는 너무 외롭기 때문에 그룹산행이나 단체산행이 더 좋게 생각될 때도 있다.

산악회 이름으로 산행을 할 때는 물론 단체산행이다. 문제는 단체산행에서 집행진의 일원이 되는 데 있다. 40~50명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산행을 하다보면 전혀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는 한다. 좀 무엇한 얘기지만, 한 두명이 사고(?)를 치는 것이다. 혼자 다른 팀을 따라가는 것에서부터 심한 경우엔 다치기까지도 하는 것이다.

89년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피아골~반야봉~뱀사골 단체산행을 했다. 직전마을에서 민박을 하고 아침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시간도 넉넉했다. 그래서 반야봉까지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반야봉에 올라 땀을 식히고 있는데 급한 연락이 왔다. 한 아가씨가 쓰러졌다는 것이다. 놀라 달려가보니 정말 한 아가씨가 큰 대자로 드러누워 있었다.

처음에는 다친 것이 아닌가 하고 크게 놀랐다. 요행히 다친 것이 아니라 탈진을 했다는 것이었다. 마침 곁에 그녀의 친구가 있어 전후사정을 알게 됐다. "살을 뺀다고 다이어트 중이거던요. 그래서 아침밥도 먹지 않고..." 살을 빼고자 아침밥 먹지 않은 것은 그렇다치고, 빈 속으로 산행에 나섰으니 참으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문제의 아가씨는 체내의 힘이란 빠져나갈대로 다 빠져나가 자신의 의지로는 손가락 하나 꼼짝 못 했다. 그 몸으로 피아골을 거쳐 반야봉 중턱까지 올라온 것이 용케 생각됐다. 우리는 그녀에게 초콜릿이며 간식을 꺼내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이었다. 다이어트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게 될까봐...!

하지만 그것도 그 때뿐이었다. 초콜릿 하나를 입에 넣고 잠깐 정신을 가다듬은 그녀는 빵이며 과일 등을 벼락같이 삼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이 모두 웃었지만, 그런 그녀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만일 끝까지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먹지 않았다면 반선까지 업고 내려가야 할 판이었다. 다이어트가 사람 죽일뻔 한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1) 최화수 2002.09.08 798
59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2) 최화수 2002.09.08 803
58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3) 최화수 2002.09.08 694
57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4) 최화수 2002.09.08 635
56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5) 최화수 2002.09.08 641
55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6) 최화수 2002.09.08 650
54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7) 최화수 2002.09.08 809
»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8) 최화수 2002.09.08 748
52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49) 최화수 2002.09.08 654
51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0) 최화수 2002.09.08 692
50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1) 최화수 2002.09.08 715
49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2) 최화수 2002.09.08 858
48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3) 최화수 2002.09.08 861
47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4) 최화수 2002.09.08 918
46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5) 최화수 2002.09.08 717
45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6) 최화수 2002.09.08 727
44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7) 최화수 2002.09.08 824
43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8) 최화수 2002.09.08 807
42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59) 최화수 2002.09.08 829
41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60) 최화수 2002.09.08 8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