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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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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호랑이 담배 피던' 종주산행(1)

흔히들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이란 말을 한다.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너무 터무니없는 옛날 얘기를 할 때 그렇게 말한다. 내가 82년부터 매년 여름 PEN산악회와 '우리들의 산' 이름으로 시민안내 단체 지리산 종주를 한 것이 그렇다. 산악회원도 아닌, 일반시민을 모집, 단체로 지리산 종주산행을 시도한 것은 내가 처음일 것이다.

매년 비슷한 숫자였지만, 종주산행 참가 신청자는 50여명에 이르렀다. 특징이라면 4분의 3 이상이 미혼여성이고, 거의 대부분이 지리산 종주에 처음 나서는 것이었다. 그나마 일부는 산악회원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절대다수는 얼굴을 처음보는 이들이었다. 형편이 이런데도 단체종주에 나섰으니 아주 무모하기 짝이없었다.

80년대 초반 당시에는 장비와 부식 등이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 될 만큼 열악했다. 그 때의 장비는 한결같이 무거웠다. 텐트도 버너도 무거웠고, 석유통과 알콜통을 달고 다녀야 했다. 인스턴트 식품이라고는 라면이 고작이었다. 그 때문에 배낭과 텐트가방, 그리고 감자며 양파 등을 넣은 부식 가방을 따로 메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더구나 그 때의 지리산 대피소들은 겨우 20여평 규모의 비좁고 초라한 것들 뿐이었다. 지금의 대형산장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그 대피소에 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종주에 나서는 이들은 누구나 야영을 하는 것이 불문률이나 같았다. 그런 열악한 여건 속에서 어떻게 50여명이 떼를 지어 단체 종주산행에 나섰던 것일까?

출발 사흘 전에 참가자 전원을 집합시켰다. '인터넷'이란 말조차 없던 때였으니 모두 사전 모임에 참석해야만 됐다. 그 자리서 조편성을 하고, 장비와 주부식 등을 조원들끼리 분담케 했다. 조편성은 여자 넷에 남자 하나인 경우가 많았고, 여자 셋에 남자 둘인 경우가 드물었다. 남자는 야영장비와 취사도구 등 무거운 짐을 맡게 했다.

이 조편성은 종주산행의 운명(?)을 좌우했다. 준비물 갖추기부터 산행 종료 때까지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였기 때문이다. 조별로 산행도 함께 , 취사도 함께, 잠 자는 것도 한 텐트에서 같이 자도록 묶어버린 것이다. 처음 만난 남녀가 3박4일 동안 '한집 살림'을 사는 것은 지리산 종주의 또다른 매혹(?)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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