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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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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호랑이 담배 피던' 종주산행(13)

유평계곡에서 치밭목, 또는 중봉으로 연결되는 코스는 요즘 다양하게 나와 있다. 유평리~무재치기폭포, 또는 새재마을~무재치기폭포, 새재마을~조개골, 새재마을~쑥밭재~하봉 등의 코스가 그러하다. 하지만 80년대 중반까지는 유평리에서 무재치기폭포를 거쳐 치밭목으로 오르거나 반대로 하산하는 하나의 코스만 일반적으로 이용이 되었다.

유평리를 산행 기점 또는 종점으로 삼아 천왕봉을 오르내리는 것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코스다. 당시에는 새재마을을 차량편으로 오르기 어려웠고, 지금처럼 민박을 하는 집도 없었다. 시외버스 종점인 평촌리에서부터 유평리까지 걷는 거리만도 무려 6㎞나 됐다. 거기서 산판도로를 따라 다시 새재마을까지 걷는 것은 엄두를 내기도 어려웠다.

지난날 이정표는 유평리에서 천왕봉까지 16㎞로 표기가 돼 있었다. 여기서 평촌리 주차장까지 다시 6㎞가 더해지므로 지리산 종주산행을 하는 이들도 대개는 이 코스를 기피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한여름철에는 유평리 코스의 일부 구간은 길바닥이 풀밭이나 거의 다름이 없었다. 그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빚어지고는 했다.

리어카도 다닐 정도의 요즘 산길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당시에는 뱀과 심심찮게 마주쳤다. 뱀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아주 적극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뱀의 꼬리만 보아도 등골이 오싹해지며 사시나무 떨듯 무서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무성하게 자란 풀이 무릎까지 뒤덮은 산길은 뱀 공포로 떨어야만 했다.

조아무개 선배가 있었다. 그는 무재치기폭포에서 계곡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내려오다 갑자기 용변이 마렵다며 계곡 쪽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다음 쉼터에서 그를 기다렸지만 좀체 나타나지 않았다. 한참 뒤 나타난 그는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과 같아 보였다. 도대체 그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사색이 된 것일까?

그가 용변을 보려고 바지춤을 내렸는데 사타구니 바로 아래 독사가 혀를 날름하고 있더란다! 기절초풍한 그는 바지춤을 내린 채로 냅다 도망을 쳤다고 한다. 얼마나 놀랐으면 안전한 곳에서 일을 봤는데, 변이 새까맣게 타서 나오더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길을 못 찾아 풀숲에서 초죽음이 되도록 헤맸다는 것이다. 옛날 옛적 전설같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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