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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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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지리산신이 규수를 내려주시다!

'철따라 산나물을 뜯고, 알밤을 줍고, 곶감과 닥 껍질을 벗기며, 햇장작을 패고, 지정(기정)떡 장수를 했던 그 지리산의 처녀들이 그런 일 다 털어버리고 훨훨 날아가 버렸다.  산에 처녀가 없다. 곤달래 돋아나는 그 산너덜, 개아리(고사리)밭 언덕배기에는 주말을 즐기러 온 도시의 가시내들이 재잘거리며 실수만 뿌리고 후닥닥 가버린다.'

이미 고인이 된 김경렬옹의 대하 르포 '지리산'의 한 부분이다. 지난 70년대의 이농(離農)바람은 지리산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리산에서 산나물 뜯고 감이나 닥나무 껍질을 벗기는 댕기머리 처녀들은 그 물결에 휩쓸려 가고 없다. 지리산을 지키고 있던 총각들은 혼기가 차도 장가들 처녀가 없었다. 총각들도 처녀를 찾아 도시로 떠나갔다.

80년대 후반, 도회지로 나갔던 지리산 청년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왔다. 그들은 홀몸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도회지 생활을 하며 결혼에 골인, 지리산에 돌아올 때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의신마을의 조봉문, 정근수씨가 그러한 경우다. 하지만 도회지 생활을 하다 돌아왔지만, 총각 신세 그대로 홀몸으로 온 이들도 있었다.

의신마을 정영훈씨의 경우 서울과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산을 좋아하여 도회지에서도 산악활동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는 도회지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 고향으로 복귀했지만, 총각으로 돌아왔다. 그는 도회지에서 산을 즐겨 찾는 동안 '지리산의 아들'인 자신이 정녕 정착해야 할 곳은 고향마을인 사실을 자각, 미련없이 낙향했다.

의신마을 집으로 돌아온 그는 부족한 것이 없었다. 넓은 집, 넉넉한 농토, 무엇보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이 '지리산 아들'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일깨워주었다. 하지만 오직 하나, 인생의 반려자인 배필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의 고민을 지켜보다 못한 나는 <지리산 365일>이란 책을 펴낼 때 이례적으로 그의 사진과 전화번호를 함께 실었다.

마침내 그는 배필을 찾아냈다. 2세 교육을 하는 여자선생님과 화촉을 밝혔다. 그들 부부는 남매를 낳아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을 누군가 시기를 한 것일까? 그의 부인은 안타깝게도 병을 얻어 요절하고 말았다. 깊은 슬픔에 잠겨 있던 그에게 지리산신이 참한 규수를 맞게 해주었다. 이번에 새 출발을 한 그의 행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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