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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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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쌍계별장'의 할머니(1)

1976년 2월 초순의 어느 날이었다. 대학 선배였으나 친구처럼 어울렸던 박아무개가 회사로 찾아왔다. 등산과 여행을 좋아하느라 전국을 헤매고 다닌 그는 수업을 밥먹듯이 빼먹어 졸업은 나보다 더 늦게 한 유별난 인물이었다. 그는 막 여행에서 돌아온 듯한 작업복 차림으로 나타나선 나 앞에 큼지막한 한 장의 지도를 펼쳐놓는 것이었다.

"내일 모레 결혼 한다매? 백수인 내가 부조는 할 수 없고, 대신 신혼여행 코스를 알려주고자 왔다." 사실 그 때 나는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도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야할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여행전문가인 그가 소개해주겠다니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그는 온통 등고선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곳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2박3일 할 거래며? 여기여기가 좋을 거다." 그가 펼쳐놓은 지도에 덩치 큰 지리산이 담겨 있었다. "쌍계사, 불일폭포, 연곡사, 화엄사...이만하면 닥상이지?" 나는 그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눈을 들이밀고 보았지만, 어디가 어디인지 도무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어디서 무슨 버스를 타야 그곳까지 갈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임마, 무조건 하동읍으로 가면 된다. 하동에서 쌍계사 가는 버스를 타거라. 쌍계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면 화개장터에서 내려서 걸어서 가거라." 박아무개는 이런 식으로 지리산에 아주 까막눈인 나에게 교통편까지 일일이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몰라도 신혼여행이니까 잠은 꼭 쌍계별장에서 자야 한다. 쌍계별장 말이다!"

바로 이 박아무개의 가르침에 따라 나는 쌍계별장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내가 쌍계별장을 처음으로 찾은 것은 1976년 2월8일이다. 하루 앞날 결혼식을 올리고 첫날은 진주에서 보냈다. 당시로선 너무나도 머나먼 쌍계사까지 하루만에 찾아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부산에서 진주까지의 고속도로도 편도 1차선이 뚫려 있었을 뿐이었다.

진주에서 하룻밤을 묵고 지리산으로 찾아드는 것은 그 2년 전 천왕봉을 찾았을 때와 같았다. 진주에서 쌍계사까지는 시외버스를 세번이나 갈아탔다. 하동읍까지 한번, 다시 화개장터까지 한번, 그리고 쌍계사까지 또 한번 갈아타야 했다. 더구나 당시에는 전화가 없어 쌍계별장에는 아무런 기별도 없이 무턱대고 찾아가야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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