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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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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지리산중에 선녀가 살고 있다네!"

이야기 순서가 바뀌었지만, 1980년 12월 내가 불일폭포를 찾았던 진정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쌍계별장의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국사암에서 그림 그리는 처녀나 불일암의 검정 고무신을 보기 위해서도 물론 아니었다. 불일평전 오두막의 변규화님과 '불로주' 때문에 이른 아침 눈을 밟으며 올랐던 것도 아니었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나는 그 때 변규화님의 성도 이름도 몰랐었다. 그럼 그곳을 찾았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너무나 우아한 용모에 상냥한 서울말씨, 또 어찌나 지성적인지! 아무리 뜯어보아도 선녀(仙女)가 틀림없더라구요!" 한 산악회의 안내산행을 따라갔다가 우연히 한 아주머니로부터 '불일평전 동화'를 듣게 된 것이다.

불일폭포 앞 불일평전 작은 오두막에 수염을 기른 한 도사가 기막히게 근사한 선녀와 함께 불로주를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그 선녀는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그 지성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말씀에 과장이 심한 것 아니오?" 그러자 그녀는 입에 거품을 물고 펄쩍 뛰었다.

그 아주머니의 그 감동의 열변에 나는 만사를 젖혀두고 불일평전 오두막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하지만 수염을 기른 도사(?) 변규화님은 만났지만, 그의 부인인 선녀(?)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 어쩌면 오두막 방안에 있을는지도 몰랐지만, 남의 부인 얼굴 좀 보여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쉬움을 접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 이후 나의 발길이 불일평전 오두막으로 계속 이어진 것도 그 '선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열망 때문이었다. 알고보니 변규화님의 부인인 그 '선녀'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인텔리 여성으로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부인이 한번씩 불일평전에 머물 때는 산중에서 만난 그 미모와 지성에 모두가 감탄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선녀를 끝까지 만나지 못했다. 변규화님과 흉허물없이 가슴을 열어놓고 얘기를 나누게 되었을 때는 이미 부인이 이 세상을 등진 뒤였다. '불일평전 선녀'로 불렸던 그녀는 86년 유명을 달리하고야 말았다. 나는 지금도 불일평전을 찾을 때는 한번 본 적도 없는 미모와 지성의 그 '선녀'를 느닷없이 상상해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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