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77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42> 봉명산방 그리고 왕증장(7)

그 청년은 금정산에서 3년동안 토굴생활, 이른바 공부(?)를 한 활달한 성격의 인물이었다. 우리는 변규화 선생이 출타하고 없는 봉명산방 앞에서 술잔을 나누며 꽤 오랜 시간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그와의 대화가 변 선생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금정산에서 토굴생활을 한 청년이 변 선생의 제자가 된 것부터 재미있다.

변규화 선생이 불일평전에 정착한 것은 지난 1978년 10월1일이었다. 변씨는 거기에 앞서 불일폭포에서 청학동으로 4㎞ 가량 거슬러오른 상불(上佛)에서 10년 동안 토굴생활을 했었다. 우연히 불일폭포에 들린 금정산 청년은 변규화 선생에게서 깨우침을 얻었다. 그는 제자가 되기를 자청한 끝에 야영장 일 등을 도우며 함께 기거한다.

"선생님은 진정한 도(道)를 깨우침은 일반인과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이라 했어요. 남과 다른 일을 하거나 신통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알고 실천하는데 있다고 했어요." 김군으로 불러달라는 이 미남 청년은 나에게 "깨우침(道)에 있어 제 자신은 겨우 2단 정도이고, 변규화 선생님은 7단이시다"란 말을 하기까지 했다.

변규화님은 상불에서 1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토굴에서 공부했다. 흔히들 말하는 대로라면 그는 '도사'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김군이란 제자에게 가르쳤듯이, 무슨 특별한 행각을 벌이는 법이란 없었다. 수염을 기르고 있는 것을 빼고나면 순박한 산사람의 모습 그대로인데다,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한 이웃집 아저씨로 보인다.

변규화님은 도를 닦았다고 해서 그것을 조금이라도 내색하는 법이 없다. 그는 '공부'를 한 끝에 불교에 심취하여, 청담 스님 등 유명한 고승의 문하에서 3년 동안 승려생활도 했다. 그는 공부를 하되 다른 사람처럼 신통력을 얻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그것은 누구나 편안하게 맞이해주는 친절함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사실 사람의 가슴속 만큼 깊은 곳이 없다. 내가 변 선생 어쩌구 저쩌구 하고는 하지만, 사실은 내가 그이를 알면 얼마나 알 것인가. 혼자 산중에 사는 사람의 진정한 면모를 우리는 제대로 짐작조차 못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왕시루봉 왕증장으로 오르던 나는 함태식 선생을 만날 마음의 준비를 변 선생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100) 최화수 2003.01.31 1154
99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9) 최화수 2003.01.31 1037
98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8) 최화수 2003.01.31 1056
97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7) 최화수 2003.01.31 878
96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6) 최화수 2003.01.31 838
»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5) 최화수 2003.01.27 772
94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4) 최화수 2003.01.27 757
93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3) 최화수 2003.01.27 795
92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2) 최화수 2003.01.27 836
91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1) 최화수 2003.01.23 891
90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90) 최화수 2003.01.22 744
89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9) 최화수 2003.01.22 877
88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8) 최화수 2003.01.10 668
87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7) 최화수 2003.01.10 684
86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6) 최화수 2003.01.07 623
85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5) 최화수 2003.01.07 604
84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4) 최화수 2003.01.07 739
83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3) 최화수 2002.12.19 856
82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2) 최화수 2002.12.08 702
81 '추억의 지리산, 사랑의 지리산'(81) 최화수 2002.12.08 6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