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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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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雲峰)이라면 지리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금세 바래봉을 떠올립니다.
그렇습니다, 바래봉 철쭉은 너무 아름답지요.
필자는 바래봉 철쭉이 얼마나 좋았으면 '내 마음의 수채화'라고까지 칭송했습니다.
전북 남원시 운봉읍의 바래봉 철쭉을 소개한 공로(?)로 필자는 지난 2003년 운봉애향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어요.
그 감사패 수여는 바래봉 철쭉제가 아니라 황산대첩제 기념식장에서였습니다.

운봉은 남원시 외곽, 지리산 서북능선을 낀 한적한 고원지역입니다.
이 조용한 고장은 그러나 지리산 역사와 문화, 신비로운 미스테리 등을 간직하고 있지요.
운봉읍 화수리 한 마을만 하더라도 사적 제104호 황산대첩비지가 있고, '판소리 동편제(東便制) 탯자리'로 '소리의 성지(聖地)입니다.
가왕 송흥록 송만갑 등 수많은 명창들을 배출해낸 곳이기도 합니다.

예부터 '운봉 10경'의 하나로 '바래봉 달빛 아래 들리는 경쇠소리'를 꼽았습니다.
바래봉은 원래 발산(鉢山)이라 했는데, '바래'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란 뜻으로 봉우리 모양이 비슷한 데서 유래한다지요.
이 바래봉에는 산제당과 절이 산재해 있었는데, 신라의 악성 옥보고가 지리산 운상원(운봉)에서 거문고를 완성하여 만년을 보냈다고도 합니다.
(운상원은 화개 칠불암의 전신이라는 이설도 있습니다만...)

바래봉, 특히 철쭉과 관련하여 운봉에 자리한 국립종축장도 주목이 됩니다.
지난 1971년 오스트레일리아 면양 시범목장으로 출범했어요.
이 시범목장은 원래 유평계곡 외곡 분지에 조성하려다가 교통 문제로 운봉으로 옮겼던 거에요.
바래봉 능선 등 689헥타르(2,067,000평) 규모 목장에 면양을 방목했지요.
바래봉은 원래 숲이 울창했으나 면양이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버리고 철쭉 군락만 남긴 것이지요. 바래봉 철쭉 화원이 탄생한 배경입니다.

운봉을 찾았다면 우리가 바래봉보다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어요.
인월~운봉 24호 국도에서 바래봉과 반대 방향에 자리한 화수리(花水里)의 '황산대첩비지'입니다.
고려 우왕 6년(1380년) 이성계가 황산(荒山)에서 왜구를 섬멸한 사실을 기록한 승전비가 서있던 곳이지요.
이 비는 선조 10년(1577년) 당시의 승전 사실을 기리기 위해 호조판서 김귀영이 글을 짓고 여성군 송인의 글씨로 새겨 세웠던 거에요.

그런데 1945년 1월, 이 비는 파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제는 한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따라 남원경찰서 소방대로 하여금 비를 폭파하고 비문의 글자를 말소시키게 한 것이지요.
그 뒤 정부 수립 이후 이곳을 사적으로 지정하고 깨어진 거북돌을 다시 맞추고 비신도 다시 세웠어요.
지난 1973년 비전(碑殿)을 건립한 것을 비롯하여 현재는 홍살문, 삼문과 부속건물, 담장 등이 잘 정비돼 있습니다.

황산대첩비지는 그러나 지금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있지요.
파비각(破碑閣) 안의 깨어진 비석이 그러합니다.
지리산을 즐겨 찾는 우리들이라면 황산대첩비지를 꼭 한번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성계의 지리산 황산대첩이 우리 역사를 어떻게 바꾸게 되었는지, 왜구의 침입과 그 폐해가 어떠했었는지, 일제는 왜 대첩비석을 폭파했는지를 알고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역사이니까요.
  • ?
    김용규 2005.01.12 16:38
    황산대첩비가 있는 주변의 위치는 좁은 협곡이면서 반드시 그곳을 거쳐갈수 밖에 없었고 이성계는 이런 지형을 잘 이용하여 매복작전에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 짐작을 해 봅니다만 지금도 도로의 개울쪽 바위의 색깔이 붉은 색을 띄고 있어 인근 사람들은 피바위라고 합니다.
  • ?
    편한신발 2005.01.13 13:08
    요즈음의 우리가 보는 바래봉의 풍경은 그렇게 해서 생겨났군요.
    황산대첩이 우리 역사를 어떻게 바꾸게 되었는지?...궁금합니다..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 ?
    선경 2005.01.15 10:20
    여산 선생님께서 "내마음의 수채화"로 칭송하신 바래봉철쭉...
    친구들과 끝없는 철쭉꽃물결에 넋이 나갔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역사책으로만 읽던 황산대첩...먼 역사로만 느껴졌는데
    지리산에 가는날엔 꼭 황산대첩비지를 들려보겠습니다
    여산선생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 ?
    섬호정 2005.01.20 12:57
    황산대첩을 생각하면 이젠 새로운 연상이 하나 더 생깁니다
    여산선생님의 바래봉 철쭉 감사패<내마음의 수채화> 그 글그림을
    만나 읽고 싶습니다만... 어디에서 만날수 잇을런지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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