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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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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와 옹녀가 살았던 곳은 오도재 아래, 곧 등구사가 자리했던 빈 대궐터였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곳에선 그들의 쌍분이 있는 오도재가 가깝고, 그들이 노닐었다는 백장암계곡과도 산등성이를 너머 오고가고 했을 거에요.
오도재를 관통하는 도로 개통과 함께 고개 위에 지리산 전망대를 만들고, '변강쇠와 옹녀 이야기관' 등을 만들겠다는 함양군의 계획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가루지기 타령>에 등장하는 '등구 마천'을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벽송사 골짜기로 보는 일부의 견해도 있습니다.
이곳을 이른바 '옥녀개화형국'으로 판단한 것이지요.
천왕봉에서 칠선계곡을 보면 옥녀개화형이라고 말합니다.
또 어떤 이는 벽송사의 불탄 장승을 변강쇠가 장작으로 패 때다 남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라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변강쇠 타령>의 실제 지역인 '실태고개'가 엉뚱한 곳에 따로 있다는 주장도 있답니다.
옹녀가 태어난 곳은 평안도 월경촌이라고 했지요. '청상과부살'이 겹겹이 뻗친 계집으로 열다섯에 시작한 '서방 죽이기'가 해마다 계속되었다고 했어요.
드디어 주민들이 "이 년을 두었다가는 황해, 평안 두 도에 남아날 사내가 없고,  여인국이 되겠구나" 하며 쫓아냅니다.
그러니까 옹녀가 지리산으로 오기 전에, 태어나고 살았던 곳은 평안도가 분명합니다.

그런데 '실태고개'라는 것은 무엇이며, 그 얘기가 왜 나왔을까요?
경남 사천읍 두량리에 있는 '실태고개'(현지에서는 '실타고개')에는 <변강쇠 타령>처럼 기막힌 내용이 담긴 '아홉살 골짝 설화'가 배어 있답니다.
현지인들은 이 설화의 주인공이 조선 중기에 실재했던 '옥녀'라는 이름의 여인이었다고 주장한다는 군요.
'아홉살 골짝 설화'가 <변강쇠 타령>의 내용과 유사한 것에 주목이 됩니다.

그 이야기의 요지는 이러합니다.

'...옛날 팔자가 기박한 여인이 시집만 가면 남편이 죽어 그 숫자가 무려 아홉에 달하게 되었다.
그래 그 송장을 골짜기 중간쯤에 하나씩 갖다 묻으니 결국 무덤이 아홉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아홉살 골짝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여기서 아홉살의 '살'은 나이가 아니라 마가 끼었다는 뜻의 살이다.
마지막 아홉번째 서방을 묻고 마을을 떠나려는 여인에게 마을사람들이 다시 한번 더 시집을 가보라고 권한다.
그러자 그 여인은 "아이고, 인자(이제는) 실타(싫다)!" 라고 했다.
그로부터 이 고개를 실태고개 또는 실타고개로 부르게 되었다....'

이 실태고개에는 몇 십년 전까지는 '구부총(九夫塚)'이 그대로 있었지만, 그 이후 아이들이 봉분 위에서 놀고 뭉개고 하여 지금은 네개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청상살'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고,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터가 있는 것일까요?  글쎄요,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고전작품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그런 문제는 그 방면의 전문가들이 잘 알고 있을 거에요.

그런데 이 두량마을 남쪽에는 '아홉살 골짝'에 담겨 있는 내용과는 정반대되는 '효열문'이란 정문(旌門)이 있답니다.
임진왜란 다음해에 조익이란 분의 부인 동성 이씨가 며느리 안동 권씨와 함께 읍내 장전리 산중으로 피란을 갔다가 왜적에게 잡혀 위협을 당하자 정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효열문 정문은 그들의 정절을 기리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아홉살 골짝'의 길을 걷는 것이나, 효열녀의 길을 걷는 것이나, 어느 쪽이든 개인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 ?
    솔메 2004.07.16 15:02
    그간 여산선생님의 '변강쇠와 옹녀'에 대한 탐구내용을 보고 느낀 점은
    당초에 가루지기타령을 만들때,
    평안도, 전라경상, 경남사천쪽...등.. 여러지역의 유사한 구전설화들이 이야기꾼들의 입으로 전해오는
    일면 허구에 일면 사실인 야그들을 신재효선생이 집대성하여 판소리 사설마당으로 세상에 내놓게 된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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