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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551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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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녀는 들병장사 약장사 넉장질로 돈푼 모아놓으면 강쇠란 놈 고누두기 윷놀기에 막쳐먹기 돈치기 의복전당 술먹기에 계집 치기로 일삼는다.
이에 옹녀가 산중에 들어가 살면 노름도 못하고 강짜도 못할 테니 산속에 들어가 살자고 하여 지리산속을 찾는다.'

앞서 이미 소개한 바 있지만, '이규태 코너'의 '변강쇠 고향'의 한 부분입니다. 덧붙여 변강쇠와 옹녀가 지리산으로 들어와 살게 된 빈집, 오칸 팔작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첩첩 깊은 골짝에 빈집 하나 있어 들어가 사는데, 임진왜란 때부터 부자 하나가 피난해 살았던 집으로 오칸 팔작 빈집이었다.
...곧 변강쇠와 옹녀가 살았던 집은 함양이요, 함양에서는 유지들이 모여 전설을 추적하고 왜란 때 피난해 살았다는 구전의 골짝을 찾아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로 그 집터를 추정했다.'

그렇다면 변강쇠와 옹녀는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에서 살았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는 함양읍 조동마을에서 지안재를 넘어 오도재로 오르는 곳에 자리합니다. 그러니까 오도재 북쪽 기슭에 있는 산중마을이지요. 더 정확하게는 지안재~오도재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런데 <가루지기 타령> 대본에도 나와 있듯이 변강쇠와 옹녀가 살았던 곳은 '등구 마천'으로 명문화(?) 돼 있지요.
'두 년놈이 지리산중에 찾아가 등구 마천에 이르니', '지리산 등구 마천 강냉이 방아가 웬일인고', '소장은 경상도 함양군 등구 마천 산길을 지키는 장승의 아내로써' 등이 그것입니다.

'등구 마천'이란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요?
등구 마천은 오도재 남쪽의 마천면을 가리킵니다.
휴천면 월평리는 오도재 북쪽의 휴천면이지요.
해발 1186.7미터의 삼봉산과 997미터의 법화산이 완강한 산줄기를 이룬 채 버티고 있는 사이에 오도재가 자리합니다.

그렇다면 변강쇠와 옹녀의 집은 오도재 북쪽과 남쪽 어느 곳이 맞을까요?
변강쇠가 살았던 곳은 일단 '등구 마천' 쪽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가루지기 타령>에 '등구 마천'이 되풀이하여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변강쇠가 지리산을 찾을 때의 상황을 알려주는 대목을 그 타령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약간 남은 살림살이를 짊어지고서 지리산중을 찾아가니, 첩첩한 골짜기에 기와집 한 채가 덜름 서있구나.
이 집은 어떤 부자가 임진왜란 때에 난리를 피해서 산중으로 들어와 이 집을 짓고 살다가 난리가 평정된 뒤 뜯어갈 수 없어 그저 두고 갔는지라...'

산속의 이 폐기와집은 마천 사람들이 '빈대궐터'라고 부르는 마천면 구양리 뒷산일 것이란 주장이 강합니다.
빈대궐터란 가락국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대궐터란 말이 전해 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가까운 왕산의 돌로 쌓은 피라미드가 구형왕의 무덤일 것이라고 하여 '전구형왕릉(傳仇衡王陵)', 일명 양왕릉(讓王陵)으로 일컫고 있기도 하지요.
또 등구 마천 맞은편의 칠선계곡 입구 두지터와 얼음터도 가락국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폐기와집에 대한 또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빈대궐터란 등구사(登龜寺)를 뜻한다는 것이지요. 1489년 이곳을 찾았던 김일손(金馹孫)은 오도재를 넘어 이 등구사에 도착하여 이틀을 묵게 되지요. 때마침 많은 비가 내려 갇히게 된 것입니다. 불룩하게 솟은 산의 모습이 거북과 같은데, 절이 그 등에 올라앉아 있어서 등구사란 이름을 붙였다고 하네요.

그런가 하면 이곳에는 지금도 '등구'로 불리는 마을이 자리합니다. 계곡에는 등구폭포도 있답니다.
이런 저런 것을 종합하면 변강쇠와 옹녀는 오도재 북쪽 휴천면 월평리가 아니라 남쪽인 마천면 등구 쪽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모양입니다. 그것은 또 무슨 소리일까요?
두 마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오도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 ?
    솔메 2004.07.09 16:29
    마천 의탄에서 북쪽으로 오르는 골짜기가
    등구가 있는 구양리로군요. 언제 한번 시간이되면 여산선생님과 함께 마천의'소문난짜장면'집에서 '외팔이사장' 강상길님이랑 배갈 한잔하고 가루지기타령을 흥얼거리면서 구양리 독가촌을 지나 주욱 들어가서 이름도 범상치않은 悟道재를 넘어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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