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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551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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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의 지리산산악회가 한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전란후의 지리산 등산사는 그들이 개척한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특히 우종수 회장 등은 1960년대 중반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됩니다.

'노고단 터줏대감' 함태식님의 회고록 <단 한번이라도 이곳을 거쳐간 사람이라면>에는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운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1960년대 중반 곤충학자이며 한국산악회원이기도 한 이화여대 김현규 교수가 세계국립공원대회에 옵서버로 참가하여 자연보호 실태를 목격하고 돌아왔다.
한국의 자연을 보호하려면 국립공원을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한 김 교수는 그 첫번째 대상으로 지리산을 지목했다.
우종수 선생과 나는 김 교수의 뜻에 적극 동의했다.
우리는 각 동네마다 돌면서 국립공원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서명을 받아냈다.
각 언론에서도 국립공원의 의의를 역설하는 글을 실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때마침 미국 애필래치아 마운틴 클럽의 대표이며 국립공원 전문가인 윌리엄 하트가 구례에 도착했다.
그는 세계 유수의 국립공원을 시찰한 후에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지정을 돕고자 온 것이었다.'

인용이 다소 길지만, 우리나라 국립공원 지정과 관련한 아주 값진 증언이지요.
우종수, 함태식님을 비롯한 지리산산악회원들은 구례군청 직원 몇 명과 통역사 등과 함께 하트 일행을 안내했다고 합니다.
노고단~임걸령~피아골 일대를 둘러본 하트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거에요.
그는 구례군청에서, 또 건설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는 군요.

1967년 지리산산악회 등의 뜻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마침내 지리산이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습니다.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자 구례 주민들은 큰 잔치를 열었고, 우종수님을 비롯한 산악회원들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는 군요.
그도 그럴 것이 우종수님 등은 당시 지리산 일대에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던 도벌에 큰 충격을 받았고, 도벌을 막는 길은 국립공원 지정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자유당 정권 말기인 1958년부터 지리산 곳곳에선 대규모 도벌이 성행했답니다.
하루에도 수천 그루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기업형 도벌꾼들에 의해 쓰러지고는 했다네요.
해발 1700미터의 제석봉 제석단에 제재소가 차려지고, 벌목회사들이 험한 능선과 계곡도 마다하지 않고 산판도로를 만들고는 했답니다.
우종수님은 이를 보다 못해 8년 동안 재직하던 교직도 접어두고 도벌 현장을 기록하여 관계기관에 고발하는 한편,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도벌꾼들을 인간적으로 설득하는 운동도 벌였다고 합니다.

지리산이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어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게 된 것에 우종수님은 감동할 수밖에 없었지요.
또한 지리산산악회 회원, 구례 주민들의 기쁨도 마찬가지로 컸으므로 잔치를 열기까지 한 것이었어요.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지리산산악회의 전진기지(?)인 노고단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은 곧 노고단산장(대피소)의 탄생입니다.
노고단산장은 1971년 9월 무인산장으로 처음 문을 열었어요.
그러나 관리인이 없는 대피소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어요.
대피소가 형편없이 피폐해지고...그래서 상주 관리인이 필요했던 거에요.
이리하여 '노고단 터줏대감' 함태식(咸泰式)님이 등장하게 됩니다.
  • ?
    부도옹 2005.06.30 21:50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지리산(노고단)의 역사를 배우게 됩니다.
    노고단의 역사를 이렇게 일깨워 줌으로써 배우고 조금씩 알아가는 산행이 되겠네요. ^^*
  • ?
    야생마 2005.06.30 22:32
    지리산이 우리들만의 것이 아닌 세계적인 산이네요.
    저번 호주정부가 지원했던 바래봉 면양떼도 그렇고
    미국 국립공원 전문가의 노력도 그렇구요.
    지리산산악회가 큰 일 하셨군요. 제석봉 고사목들 바라볼때마다
    가슴이 아린데 다른 봉우리들도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를일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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