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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546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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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철쭉 화원'으로 불리는 지리산 서북능선 바래봉을 향한 채 고즈넉히 자리한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 비전마을.
이 작은 마을에는 지리산권의 주요 사적지인 '황산대첩비지'가 있고, 그 사적지 못지않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자리합니다.
지리산권 문화의 상징인 '판소리 동편제(東便制)의 탯자리'가 바로 그것이지오.
지리산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가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규모의 시골 마을,
그냥 평범하고 한적한 이 농촌마을에서 저 유명한 판소리 동편제가 태동한 것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동편제의 창시자인 가왕(歌王) 송흥록(宋興祿)과 그의 아우 송광록, 손자 송만갑의 출생지입니다.
또한 여류명창 이화중선, 박초월, 안숙선, 강정숙 등이 태어나 소리를 익히며 성장한 '소리의 성지(聖地)'이기도 하지요.

신라의 악성 옥보고가 지리산 운상원에서 거문고를 완성, 이를 전수하면서 만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옥보고가 거문고 음악을 완성시킨 곳이 지리산 주능선 남쪽의 칠불암 운상원이냐, 바래봉의 남원 운봉이냐는 아직 명확하게 가려지지는 않았답니다.
그렇지만 운봉 고원의 화수리 비전마을이 동편제의 탯자리이자 수많은 명창들을 배출해냈으니 이곳이 우리 국악의 한 연원지임을 실감케 해준다고 하겠네요.

17세기 후반 농업 등 산업의 발달로 재산을 모은 일부 서민들은 사회적 신분 상승을 꾀하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킵니다.
이를 양반 중심의 유교문화와 대비하여 서민문화라고 부르지요.
광대놀이, 사설시조, 풍속화, 민속놀이, 민간소설, 판소리 등이 그러합니다.
특히 판소리는 조선 후기에 발달한 대표적인 서민문화로 꼽히고 있어요.

판소리는 한 사람의 창자(唱者, 노래꾼)가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긴 이야기를 소리(창, 노래)와 아니리(백, 말)로 엮으면서 발림(몸짓)을 곁들여 입으로 하는 종합적인 예술이라고 일컬어집니다.
판소리는 18세기에 성립하여 19세기에 본격적으로 발달했지요.
판소리는 조선 후기 서민 세력 성장의 상징적 표현이자 서민세력이 가진 문화적 역량을 총결집한 것이기도 합니다.

판소리는 크게 나누어 동편제와 서편제, 중고제로 구분되지요.
동편제는 남원 구례 순창 등 전라도 동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된 소리제이고, 서편제는 보성 광주 나주 등 전라도 서남지역에 전승된 것이며, 중고제란 경기도와 충청도에 전승된 것을 가리킵니다.
동편제는 발성을 무겁게 하고 소리의 꼬리를 짧게 끊으며 웅장한 시김새로 짜여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는 군요.

동편제는 서편제와 달리 기교와 수식이 적은 대신 시원하고 활달한 창법으로 남성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요.
이 특성은 동편제가 널리 전승되는 지역과 연관된다고 말해지고 있습니다.
곧 동편제는 탯자리가 지리산 운봉이듯이 그 중심이 지리산 자락으로, 지리산의 품안에 있는 계곡과 폭포수 곳곳이 모두 소리 공부 터였어요.
그래서 웅장하고 선이 굵은 남성적인 소리가 나온 것이라는 군요.

동편제 탯자리 비전마을은 지난 2000년 이래 '국악의 성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가왕 송흥록의 생가와 명창 박초월의 고택을 복원하고, '판소리 동편제 탯자리 비'도 세웠어요.
동편제 창시자 송흥록이 판소리를 열창하는 동상도 서 있는데, 마치 그이의 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듯한 생각을 갖게 합니다.
송흥록은 가왕답게 수많은 일화들을 남기고 있지요.
  • ?
    섬호정 2005.02.26 09:53
    동편제의 소리들을 그 당시에는 분별못하던 어린애 였지만,
    저의 조부님이 좋아하시던 소리로 늘 남원땅 손님들이 가객으로 2층 을
    통째로 쓰시던 기억이 납니다 가야금 거문고 장고들이 나란히 줄서 있던
    그 방에 곶감과 차심부름을 가끔 했었지요.(6.25 전 그 시절~)
    인연있는 소리들에 대한 글을 자세히 읽게 되어 더욱 감사합니다
    여산 선생님 건안하십시요...
  • ?
    섬호정 2005.02.26 10:02
    조부님을 기억하면 '남원소리'로 기억할 만큼 소리애호가 이셨던걸
    떠올립니다 큰 손녀인 저를 늘 손잡고 다니셔서 소리꾼 아지매와 할배들이 저를 무척 귀애해 주기도 해서~6.25 사변 피난시절 2층방의 가야금들의 안부를 걱정하며 피난하던 일도 있었지요 .자수성가 하셨다던 조부님은 걸어다니는 걸인에겐 밥을 못주게 하시어도 앉은 뱅이나 봉사에겐 밥도 잘 주시고,, 그리고 소리꾼들에겐 노자도 후하셨던 분으로 노자(路資)가 무엇인가를 저도 그때 곁에서 알게 되었지요.
  • ?
    섬호정 2005.02.26 10:07
    님들은 고인이 되시어도 그 소리들은 지리산 동편고을로 흘러내려 하동땅에서도 꽃을 피웠던 해방전의 추억으로 조부님 모습을 떠 올리며 감회가 깊습니다 여산선생님의 우리 역사의 맥을 캐어내 주시는 글에서 우리들 자신의 정신지주를 새롭게 다집니다 고맙습니다 합장
  • ?
    선경 2005.02.27 01:17
    웅장하고 선이 굵은 동편제는 지리산 품안에 있는 계곡과
    폭포수 곳곳이 소리공부터였군요
    수많은 일화를 남기신 가왕 송흥록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여산선생님

    섬호정님의 조부님이야기를 들으니 우리곁에 지리산과 동편제가
    가까이 있음을 실감합니다
  • ?
    김현거사 2005.02.27 08:32
    안숙선씨가 초등 동창의 부인인데,운봉 동편제에 속하군요.
    여산선생 글 잘 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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