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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579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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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산 양단수를
예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물에
산영조차 잠겼어라
아희야 무릉이 어디오
나는 옌가 하노라'
          <남명 조식/ 두류산 양단수>

두류산 양단수(兩端水)는 덕천서원 앞 세심정 앞에서 두 계곡이 합류되는 곳을 가리킵니다.
중산리계곡에서 흘러온 신천(新川) 물과 대원사계곡과 장당계곡이 합한 삼장천(三壯川)이 여기서 한데 모여 덕천강(德川江)으로 바뀌어 흐르게 되지요.

두 끝의 물이 모인다고 하여 양단(兩端)이라 이름하고, 또 두 시내가 큰 못(潭)을 이루면서 한 줄기로 합해지니 양당(兩塘)이라고도 일컫습니다.
그래서 '두류산 양단수'라 하고, 때로는 '두류산 양당수'라 부르기도 합니다.

남명 조식(南冥 曺植) 선생이 두류산 양단수, 곧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겨 있는 것을 지켜보며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이다!"고 탄성을 터뜨리며 시를 읊었나 봅니다.
그이는 시만 지은 것이 아니라 만년에 아주 이곳에 정착을 하게 되지요.
  
두류산 양단수가 있는 곳은 지리산 동부 관문 시천(矢川, 경남 산청군 시천면사무소 소재지)입니다. 속칭 '덕산(德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지난 1960년대까지는시외버스의 종점이었답니다. 그 때는 동부 지리산 산행을 이곳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하네요.

시천은 동부 지리산권 교통의 요충지이자 토산물 집산지로 번성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지리산 전체 관리를 총괄하는 국립공원 지리산관리사무소도 이 마을에 자리합니다.
지리산에는 시천, 마천 곶감이 예부터 유명했어요.
시천에선 곶감 한 가지로 한 해 8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네요.

요즘은 일본에만 전문적으로 수출하는 청정야채 재배로 주민들이 고수익을 누린다고 합니다.
덕산5일장도 지리산 토산물이 많은 것으로 이름나 있지요.
놀라운 사실은 조그마한 면소재지에 다방이 무려 열세 곳이라는 거에요.

그러나 그 무엇보다 시천(덕산)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따로 있지요.
'선비의 고장' 산청을 더욱 빛나게 하는 고귀한 얼!
조선 중기 영남 사림의 거두 남명 조식의 자취가 가득 서려 있는 것입니다.

시천에는 입덕문(入德門)을 비롯하여 산천재, 덕천서원, 세심정 등 남명 선생의 유적(사적 제305호)이 두루 자리합니다.
선생이 후학을 양성한 산천재에선 천왕봉이 정면으로 빤히 올려다 보이지요.
이 산천재 맞은 편에 지난 8월18일 남명기념관이 준공되어 개관했습니다.

남명 조식 선생의 실천 경의사상을 재조명하고 선비정신과 학덕 추모를 위해 세운 '남명기념관'은 그 터가 2990평에 이릅니다.
국비와 도비 54억여원을 들여 기념관은 건평 218평 규모로 전시실, 세미나실, 교육관, 영상실 등의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남명기념관 관장은 40대 중반의 조성섭님입니다.
그는 남명 선생 14대손으로 이곳 시천에서 태어난 '지리산 토박이'이지요.
남명 선생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음은 물론이요, 전형적인 '지리산 토박이'의 체취가 철철 흘러넘치는 아주 훌륭한 인물입니다.

남명기념관 뜨락에는 수령 수백년의 은행나무와 산수유나무들이 서 있고, 그 아래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얘기 나누기에 좋도록 나무의자를 둥글게 만들어두었어요.
은행잎이 노란 물감을 떨어뜨리기라도 할 듯한 만추, 그곳에 앉아 조성섭 관장과 얘기를 나누는 재미가 특별합니다.
천왕봉을 올려다보며 남명 선생의 얼을 되새겨보는 것이 그러했어요.
  • ?
    진로 2004.11.20 22:13
    좋은 정보, 좋은 글, 명쾌한 해설 언제나 잘 보고 갑니다.
  • ?
    솔메 2004.11.21 19:03
    덕천서원에 가면 눈여겨 볼 일이 또 하나가 늘어났군요.
  • ?
    신후 2004.11.21 20:13
    인물의 발자취 들러 보는게 취미 중 한가지인데 덕분에 둘러
    보고싶은 마음 많아졌네요.
  • ?
    오 해 봉 2004.11.22 11:20
    지나는길에 꼭한번 가보겠습니다,
    좋은자료 항상 감사합니다.
  • ?
    최호연 2004.11.22 12:47
    오늘도 좋은글,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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