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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592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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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0일, 부산시 기장군 달음산 한 능선에서 4살박이 반달가슴곰이 민간인 엽사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이 반달곰은 인근 농가에서 사육하던 놈인데, 하루 앞날 쇠우리를 부수고 탈출한 것입니다. 부셔놓은 쇠창살을 보니 반달가슴곰의 힘이 얼마나 억센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습니다.

경찰은 처음에 마취 총으로 이 곰을 생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아주 다급했답니다. 민간인 엽사가 이 곰을 발견했는데, 서로 잠시 상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 순간 곰이 엽사에게 달려드는 것이었어요. 한 발, 두 발, 엽사가 위협 발사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지요. 위험을 직감한 엽사가 반달곰을 사살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새해 1월4일,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법계사 코스의 망바위 부근에 반달곰이 나타났습니다. 망바위는 지리산에서도 등산객의 왕래가 가장 잦은 곳 가운데 하나지요. 등산객들이 이 곰을 휴대폰 등으로 촬영하고 먹이도 던져주었습니다. 이 반달곰은 아마도 이미 야성(野性)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반달곰에게 야성을 길러 방사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요. 1급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329호인 반달곰이 지리산의 자연세계를 삶터로 삼아 뛰놀게 되면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이상향을 이룩한다는 것입니다. 2002년 이후 그렇게 풀어놓은 반달가슴곰이 24마리, 앞으로 12마리를 더 풀어놓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리산 반달곰 복원은커녕 사람도 잡고 곰도 잡는다는 비판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어요. 야생 적응에 실패한 천왕이의 경우를 볼까요. 무엇보다 이빨이 형편없습니다. 42개 이빨 가운데 19개가 심하게 썩었어요. 등산객이 던져주는 과자를 먹고, 산속 공사장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살아온 결과이지요.

방사 곰이 등산객을 따라다니며 먹이 구걸을 하기도 합니다. 심할 경우 등산객 배낭을 찢어 음식물을 빼앗고, 산사태 보수공사를 하는 인부들의 컨테이너 숙소에 난입하여 행패를 부리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봉 부근을 지나던 한 여성 등산객이 발목을 물리는 등 위험에 직면하기도 했답니다. 곰의 위협이 점차 가시화 되는 양상이에요.

지리산 주변 농가들의 피해는 한층 더 심각합니다. ‘덕성 16호’의 경우 올 한해 지리산 주변 벌통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는데, 그 피해액이 4000만원에 이르렀어요. 녀석을 공단에서 붙잡아두었다가 다시 풀어주었더니 이번에는 한 농가의 염소 우리와 닭장을 박살냈어요. 이들 곰에 의한 올 한해 지리산 농가의 벌통 피해만도 2억여 원에 이른다니, 예사 문제가 아니네요.

종복원센터는 벌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기 휀스 설치 등을 추진하고, 지역주민과의 협력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리산 탐방객에게도 곰과 조우했을 때의 대처 요령 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는 군요. 되도록이면 단독산행을 피하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며, 금속성을 싫어하므로 작은 종(鍾)을 배낭에 매달고 다닐 것도 권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해결책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리산에는 반달곰도 살아야 하겠지만, 그보다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자연탐승을 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멸종 위기의 반달곰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의 안전과 주변 농가에 피해가 없도록 하는 일이 먼저 선행돼야 마땅하겠습니다. 당국의 보다 분명하고 실질적인 조처를 촉구하는 것이 여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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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7.01.09 22:27
    반달가슴곰이 아무리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이라고 하지만 1년에 300만명이 넘게 입장하는 국립공원인 지리산에 그렇게 많은수의 반달가슴곰을 풀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저는 절대로 반대하고 싶습니다,
    관리공단의 높은 사람이 하라고하니 별수없이 한다고 한답니다,
    이웃 일본처럼 인명사고가 안났으면 좋겠습니다,
    주먹쥐고 하늘을향해 무슨 구호외치며 데모하던 높은사람이 현장답사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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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7.01.11 22:57
    나쁜 취지로 시작한 것은 아니니만큼 지혜를 모아봤으면 좋겠네요.
    곰과 조우했을때의 대처요령 잘 숙지하고 되도록 지정등산로로 다니고
    굳이 비지정등산로를 갈때는 산행 고수분들께 부탁해서 함께 하시구요.
    절대 먹이주고 사진찍고 그러면 안되겠죠. 곰도 사람도 다치는 길이니...
    음식쓰레기 절대 버리지 말아야겠구요.
    사람과 마주쳐서 좋을게 없다는걸 알아야 할텐데...
    시작단계라서 여러 문제점도 있을테니 만반의 대처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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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거사 2007.01.15 08:49
    호랑이 풀어놓지 안해서 다행이네요.
    곰의 활동반경이 등산로와 겹치니,언제가는 인명사고 납니다.
    그걸 왜 기다리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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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치 2007.01.19 16:35
    야생마녀석아, 네놈이 지리산에 농부로 태어나 보지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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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2007.01.20 15:32
    반달가슴곰이 그래도 백두산호랑이나 한국표범을 복원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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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옹 2007.02.05 18:56
    야생마님, 나이어린 사람이 내어놓은 생각은 무조건 잘못된 것일까요?
    아니면 '내'가 아닌 '남'의 의견은 전부 합리적이지 않은 것입니까?
    어떤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서 자신이 속한 집단(환경)의 성격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마음들이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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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또 2007.02.17 18:45
    지리산에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반달곰을 가두어서 기릅니다...
    동물원에 있는 곰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울타리를 넘어가서 농가에 피해를 주고 등산객들에게 위협을 준다고 다시 잡아 몇번의 보호감호 후 다시 지리산에 방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 중에 몇은 우리에 계속 가둔다고 합니다..
    진정한 자연에 방사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울타리안에서 키우면서 생태복원이라고 하는것은 인간의 이기 아닌가요..
    지리산에서 반달곰이 자연상태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리산의 전면 통제가 필요하겠지요..
    저는 지리산에서의 반달곰 방사를 반대합니다..
    두마리 토끼를 잡을려다 둘다 놓치는 우를 범할수 있을거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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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7.03.05 01:02
    저의 댓글들을 몇 개 지웠습니다. 제 의견은 전달 되었을테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그렇게 나설때가 아니네요.
    당분간 지리에 가지 않을 것인데 쉽게 말할 처지가 아닙니다.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리산에 가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언짢은게 있으신 분들 너그럽게 이해하시구요.
    또, 반달곰 복원사업이 큰 문제없이 잘 성공해서 멸종되지 않고
    지리산에서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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