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지리산 10대 환경뉴스'

by 최화수 posted Dec 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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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추위가 여간 혹독하지 않습니다.
12월 강추위가 이처럼 기승을 부린 적이 드물지요.
어쩐 셈인지 요즘은 삼한사온이란 것도 없고, '15한(寒)0온(溫)'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이니...
폭설 재난사태에다 줄기세포 조작극까지 겹쳐 유난히 추운 12월입니다.

이 강추위 속에서도 우리집 김장은 지리산에서 담갔습니다.
12월 중순 주말, 그 날따라 추위가 극심했던 것 같았어요.
그래도 지리산 배추와 무가 좋고, 물 맑은 곳에서 김장을 담그고자 하는 욕심에서 무리수를 두었나 봅니다.

우리 집은 이미 지리산에서 메주를 쑨 일이 있었지요.
그 된장 간장 독은 지금도 지리산에 있습니다.
더불어 김장독까지 또 지리산 신세를 지게 되었네요.
부산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지리산에 이처럼 기대고 살아도 되는 것인지,
가슴 한 편에 송구한 마음이 따르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올 한 해에도 지리산에 너무 많은 신세를 졌어요.
어디 올 한 해뿐이겠습니까.
지난 20여년을 나는 지리산에서 무엇이든 얻고 누리기만 했어요.
그런 한편 내가 지리산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인가요?
아무 것도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자괴감이 앞섭니다.

지리산생명연대가 2005년 '지리산 10대 환경뉴스'를 발표했더군요.
그 하나하나는 지리산과 우리 사람들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편의를 누리고자 지리산을 자르고 파헤치고는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놓은 올무에 의해, 로드킬에 의해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지리산생명연대가 선정한 '지리산 10대 환경뉴스'는 2005년 한 해에도 우리
사람들이 지리산을 얼마나 괴롭혔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관광개발 명목의 도로 확, 포장에서 골프장 건립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욕심이 끝이 없는 듯합니다.
지리산생명연대가 선정한 2005년 '지리산 10대 환경뉴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방사 반달가슴곰 올무에 희생
 8월14일 경남 하동군에서 한 마리, 11월3일 전남 구례군에서 한 마리가 농민이 놓은 덫에 걸려 희생된 채 발견.

2, 지리산권 관광개발계획 논란
 지리산권 7개 시, 군(남원시, 장수군, 구례군, 곡성군,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의 '지리산권 관광개발계획' 수립 연구안이 11월 발표되면서 논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리산권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지리산권시민단체협의회'가 9월1일 발족.

3, 하동군 악양면 회남재 도로 붕괴
 사전 환경성 검토 없이 불법으로 확, 포장 공사 강행하다 3월과 7월 중순 두 차례 붕괴 사고.

4, 인월~경남도계간 60번 지방도로 4차선 계획 백지화
 60번 국가지원지방도 8㎞ 구간에 대한 4차선 신설도로 최종 설계안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인월, 산내면 주민들이 반대하여 도로 확장계획 백지화를 이끌어냄.

5, 하동군 국도 19호선 벚꽃길 4차선 확, 포장 반대
 하동읍~화개 19.37㎞ 구간 4차선 확장계획에 맞서 11월16일 '물길과 꽃길 지키기 하동군민 공동대책위' 발족.

6, 지리산권 골프장 건설 관련 갈등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골프장, 함양군 서상, 다곡리조트 개발촉진지구 골프장, 운봉 골프장, 아영 골프장 건립을 싸고 지자체, 개발업자, 주민들의 갈등 고조.

7, 백두대간보호법 시행
 2003년 12월31일 제정 공포된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우여곡절 끝에 1월1일부터 시행.

8, 지리산권 도로 로드킬 문제 심각
 1년 동안 지리산권 도로의 로드킬은 양서류 1049마리, 포유류 759마리, 조류 611마리, 파충류 398마리에 이름.

9, 세석대피소 전기상전 논란
 거림에서 세석대피소까지 전신주 160여개를 박아 지상에서 해발 1560미터의 세석고원까지 전기를 끌어올리려던 계획이 환경단체 반발에 부딪혀 실행에 옮기지 못함.

10, 칠선계곡 자연휴식년제 연장 논란
 추성리~선녀탕 3㎞는 이미 탐방로로 개방돼 있다. 선녀탕~천왕봉 6.7㎞ 나머지 구간의 개방 여부에 대한 논란 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