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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461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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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 일에 쫓겨 이곳에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지난 2002년 6월23일, 26일자 '다음 칼럼'의 <최화수의 지리산 통신>에 올렸던 글을 옮겨 싣습니다. 해량 바랍니다.-최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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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북쪽 관문은 남원시 인월(引月)이다. 지난날에는 남원군 동면으로 불렸는데, 요즘은 남원시 인월면으로 칭하고 있다. 88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바로 인월이다.
이 인월을 거쳐 계속 지리산으로 다가가면 산내에서 갈림길이 있는데, 동쪽을 따라가면 실상사, 백무동, 추성동과 이어지고, 서쪽을 따라들면 뱀사골, 달궁, 심원과 연결된다.
인월이란 지명은 이성계가 서산에 지려는 달을 끌어당겨놓고 황산벌전투에서 패퇴하는 왜적의 잔당을 무찔렀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지리산의 북쪽 관문은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바로 이웃한 함양 인터체인지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과 경인지구, 충청도 지방 등지에서 지리산을 오고가는 시간을 크게 줄이게 된 것이다.
88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을 통해 처음 땅을 밟게 되는 인월은 서북능선이 시작되는 덕두산 자락에 있다. 황산대첩의 그 황산(荒山)과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 비전마을과 지척의 거리이다.
하지만 지리산 북쪽관문인 이 인월은 우리가 그냥 스쳐지날 수만은 없는 곳이기도 하다.

88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은 바로 인월과 연결되지만, 고속도로가 지나치는 곳은 남원시 아영면(阿英面)이다. 남쪽의 인월면과 북쪽의 아영면에는 성산리와 성리가 각각 자리한다.
인월면 성산리는 남원시와 함양읍을 잇는 24번 국도가 지나는 팔령재에 있다. 인월 사거리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영면 성리는 88고속도로변 면소재지에서 가까운 거리다. 지리산 나들목을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동쪽으로 나있는 지방도로를 따라 가는데, 곧장 아영면 면소재지에 닿게 된다.

인월면 성산리와 아영면 성리는 고전소설 '흥부전(興夫傳)'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성산리는 흥부가 출생한 곳이고, 성리는 흥부가 옮겨산 곳, 곧 발복지라는 것이다.
남원에는 저 유명한 '춘향전'이 있고, 또한 그에 못지 않은 '흥부전'이 있다. 그래서 봄철에는 춘향제를 열고, 가을철에는 흥부제를 따로 열고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열리고 있는 흥부제는 매년 음력 9월9일부터 이틀동안 베풀어진다. '흥부전' 창극 공연, 길놀이, 남원농악경연대회 등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흥부전'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작자, 연대 미상의 고대소설이다. '흥보전(興甫傳)' 또는 '놀부전'이라고도 한다. '흥부전'은 '춘향전', '심청전'과 같이 판소리 계열에 속하는 해학과 풍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흥부전'은 국문소설로도 널리 읽혔지만, 판소리 열두마당의 하나로 '흥부타령', '흥부가' 또는 '흥보가'라고도 불린다. 동리(桐里) 신재효(申在孝)가 판소리를 정리하여 체계를 세운 여섯 마당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이 판소리 대본은 '흥부전'을 극화한 것으로 '박타령'이라고 부른다.

'흥부전'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형인 놀부가 부모의 유산을 독차지하고 동생인 흥부를 내쫓는다. 흥부는 가난하게 살았지만, 다리가 부러진 새끼 제비를 정성껏 돌봐주었더니 그 제비가 보은의 박씨 한 개를 물어다 주었다.
그 박씨를 심어 가을에 박을 거두었더니 그 속에서 온갖 눈부신 보물이 끝없이 쏟아져 나와 흥부는 벼락부자가 됐다. 이를 알게 된 놀부가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분질러 날려보낸 뒤 다음해 박씨를 심어 거둔 박 속에서 온갖 괴물이 나타났다...는 얘기이다.

'흥부전'은 누군가가 꾸며낸 소설인 것이다. 그런데 흥부의 출생지가 인월면 성산리이며, 흥부 가족이 옮겨가서 정착한 발복지가 아영면 성리란 것은 무슨 말인가?
또한 이 두 마을을 흥부민속촌으로 추진하는 데다 해마다 흥부제를 성대하게 열고 있는 것은 웬 까닭일까?
남원시는 지난 1992년 경희대 민속연구소에 고증 용역을 의뢰하여 '흥부전'이 허구가 아닌 현실을 바탕으로 둔 설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냈다고 한다. 판소리 '흥보가'의 '제비노정기'와 '박타령' 등이 고증의 근거가 되었다.

인월면 성산리가 흥부의 출생지인 것은 '박첨지 설화'에서 확인되었고, 아영면 성리가 흥부의 발복지라는 것은 이 마을의 '춘보 설화'가 뒷받침해준다고 한다.
성산리에선 매년 삼월삼짓날 박첨지 제사를 지내고 있고, 성리에선 매년 정월보름날 '춘보망제'를 지내오고 있다.
그러면 흥부와 놀부는 과연 실존인물인가? 하지만 그렇게 쉽게 단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신라시대의 '방이설화'가 있다. '흥부전'은 이 '방이설화'를 번안했다는 주장도 있다.
'박첨지', '춘보', '방이'설화는 어떤 내용들인가?

  • ?
    오 해 봉 2007.08.13 23:58
    여산선생님 글을 전에도 읽었지만 흥미롭습니다,
    인월 - 실상사 - 백무동 - 추성리,
    뱀사골 - 달궁 - 심원마을 ,
    저 지명들은 왜 그리도 정답고 좋은가 궁금합니다,
    부모님 산소가있는 고향에는 4-5번 가는데 지리산은
    10번도넘게 가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 ?
    섬호정 2007.09.03 11:47
    흥미롭고 궁금한 이야기에 밤깊게 빠져듭니다 민담 역사책 들고 화롯가에 앉아 옛날 이야기에 귀 기우리듯 한 행복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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