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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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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여름 서해안을 통해 9명의 공비들이 침투하여 지리산에 입산하였다.
(이들은) 토끼봉 칠불사 일대에 진을 치고 있으면서 가끔 산내면(필자 주=남원군 관내) 등지에서 쌀과 소 등을 훔쳐 보급에 충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느날 화개면 범왕리 연동마을에 산꾼(약초꾼)으로 가장하여 나타나 보리 15말 등을 사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주민의 신고로 처음 포착된다.

지리산 주변 5개 경찰서와 군부대 등이 합동작전을 펼쳐 지리산 외곽을 봉쇄하고 철저한 수색작전을 펼쳤다.
그런데도 그들은 유유히 그 포위망을 뚫고 도주하여 결국 서해안 근처에서 월북 기도 중 모두 사살되었다.
(이상은 당시 민간인으로서 이 합동수색작전에 참여하였던 범왕리 권기선씨의 증언 개요임)'(김명수 지음 '지리산')

연동마을은 신흥에서 화개재를 향해 6킬로미터 쯤 거슬러 오른 골짜기에 자리잡은 산간마을입니다.
이 사건 이후 그곳 마을 주민들은 모두 소개되어 현재는 집터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에요. 칠불사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잡은 그 마을에 난데없이 무장공비가 나타나 지리산에 때아닌 군사작전이 벌어진 것이지요.
당시의 상황을 보도한 신문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7월9일 새벽 2시경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에 수를 알 수 없는 괴한이 나타나 이강규씨(41세) 집에 침입, 소 1마리와 성냥 1갑을 훔치고 이웃 최상화씨 집에선 소 1마리, 권지생씨(40세) 집에선 보리쌀 100되를 훔쳐 달아났다.
토끼봉에서 소는 찾았고, 경찰은 이들을 계속 추격중이다.

...치안국은 북괴 무장간첩에 대비, 대간첩 민간유격대를 조직할 방침을 세웠다.
각 지방 청장년과 제대군인을 채용, 단기훈련 후 간첩소탕에 임하게 하고, 일당 300원을 지급하며 우수대원은 경찰관으로 특채할 예정이다.'(1967년 7월12일자 및 7월15일자 부산일보)

당시의 무장공비 침투가 불러온 파장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위의 현지 주민 진술이나 일간신문의 기사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단 한명의 공비가 은신한 상황이라도 군병력이 대거 출동하여 작전을 펼쳐야 하는 만큼 당시 지리산 일대에서의 군사작전 규모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겠지요.

하지만 그 때까지 지리산 현지의 도로 사정은 너무나 형편이 없었답니다.
지금의 확포장된 도로와는 상상이 불급입니다.
대규모의 병력을 신속히 수송하거나 각종 장비와 식품 등을 보급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지요.

이런 불편이 벽소령과 성삼재를 종단하는 군사작전도로 개설이라는 엄청난 발상을 하게 했고, 더욱 놀랍게도 그것이 곧 실현에 옮겨지게 된 것입니다.
당시 서슬이 퍼렇던 군사정부가 '군사작전용'이란 단서를 달고 밀어붙이는 일에 감히 누구도 입을 열 수가 없었지요.
오늘날의 '환경영향평가'라는 말은 아예 들리지도 않았답니다.

이렇게 하여 벽소령 종단 작전도로와 성삼재 종단 작전도로는 1972년 10월에 완공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들 도로는 완공 이후에 더 우스운 존재가 되었답니다.
공비 토벌작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막대한 재원과 인력을 투입하여 개설한 도로였지만, 그 이후 단 한번의 공비 침투도 없어 군사작전을 벌일 일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폐도로 방치되던 두 도로 중 성삼재 종단도로를 2차선 도로로 확포장하는 공사가 시작되었어요.
1985년 5월25일입니다. 세계은행 차관 67억원을 들여 관광산업도로로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1987년 5월14일 이 관광산업도로가 준공이 되어 개통됐어요.
이 도로 개설로 노고단에 대형 새 산장이 뒤이어 건립이 되고, '무장비 등산시대'도 열게 됩니다.

  • ?
    부도옹 2005.08.03 21:46
    누구든 불편함 없이 노고단을 오를 수 있게 해준것에 대해 감사를 해야할까?
    요즘 각지방 자치단체별로 관광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익사업에 혈안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벽소령 종단도로도 확포장 되겠죠....
  • ?
    오 해 봉 2005.08.06 09:25
    옛날 이야기같은 역사를 읽었습니다,
    67년 68년 김일성이 한참 적화통일을 꿈꿀때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까지
    무장공비가 침투한일이 있었군요,
    제 작은소견은 성삼재 종단도로는 군데군데 동물들이 다닐수있는 통로를
    만들어주고 관광과 물류운송을위한 도로로 활용해야 할수밖에 없을것 같네요,
    벽소령 종단 작전도로도 조만간에 그런식으로 발전 하지안을까 생각되네요,
    도룡룡을 살리기위해 천성산 터널을 못뚫게하는 자연생태계 운운하는 억지보다는 자연생태계와 조화를이루는 요즘말로 친환경적인 그런길로 만들어
    활용하면 어떨까요,
    버섯은 맛있게 먹기라도 하지만 그까짓 도룡룡은 어디다쓴다고 그난리를
    치고 100몇일 단식을한 지율스님을 천성산 내원사에가 꼭한번 만나볼랍니다
    담배피우며 담배제를 밖에다털고 꽁초도 길에다버리고 길에다 가래침을
    퉤퉤밷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자리도 양보안하면서 누가무슨잘못 을하던가군이나 시에서 무슨좋은일을 할려고하면 남한테 귀동냥이나 조금해갖고
    머리띠나 두르고 앞장서는 사람들때문에 더욱 문제인것 같습니다.

  • ?
    신용운 2005.08.10 18:29
    꼭 지율스님 만나셔서 한수 가르침 받으시기 바랍니다.
    가르침이 필요하신 분 같아서요..
  • ?
    오 해 봉 2005.08.14 19:01
    9일새벽에 나갔다가 오늘새벽에 돌아왔습니다,
    이제야 이글을 읽습니다만 얼굴 안보이는 온라인이라고 이렇게해도
    되는건지 씁쓸합니다,
    신용운님 지율스님한테가서 무엇을한수 배울까요,
    내나름데로 지율스님을 만나보겠다는데 쉰아홉살먹은 사람이쓴글에
    이렇게 아름답지못한 글을쓰시니 즐거우신가요,
    이방 주인이신 여산선생님과는 나이도같고 친밀감의 토론인데 뜻밖의
    신용운님이 설사 글이 거슬린점이 있다면 기분좋게 조언이나 충고를해
    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이런식의 글은 수용할수가 없네요,
    이런식으로 남의글에 비방이나 한다면 누가무슨글을 쓸수있을까 싶네요,
    천성산 터널뚫어도 도롱룡안죽고 그바람에 나랏돈만 수백억 날라간걸
    양념없이 쓴것이 잘못일까요,
    ohb0402@hanmail.net 로 메일을 한번주세요,
    좋은산행하고 집에와서 이글을읽고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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