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귀향(?)했니?

by 이윤경 posted Nov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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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들은 모두 다 잘 보고 간거니?
너무 오랜만의 만남에다 너의 생활에 대해서 알고 있는것이 없어서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것같아 조금은 섭섭함이 남는구나.
그래도 너의 표정, 모습이 아주 편안해 보이더구나. 머리색깔이 마음을 약간 찡하게 만들기는 했지만......(나도 거의 반백이 되었거든. 그냥  나이먹어서라고 말하기는 뭣하다는 것을 내가 잘 알지.)
덕수궁의 아주 예쁜 단풍잎에 탄성을 지르는 널 보고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럽더라. 조금 더 보고 가자고하는 너, 그 아름다운 풍경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쳐버리고 마는 우리들. 이곳들의 생활이 사람들을 삭막하게 만드는것을 보면 네가 그렇게 사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구나.
겨울이 제법 깊은듯이 어제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졌던데 그곳은 어떤거니? 바쁘게 세계절을 보냈으니 한계절은 책도 읽고 여유도 부려 보겠다는 너의 말이 아직도 내 속에서 맴도는데 나도 언제 그럴수 있는 때가 오려나 싶다. 하긴 마음 먹기 달렸겠지만.
눈내리는 지리산 춥기도 하겠지만 너무도 멋진 풍경을 자아내리란 생각이 드는구나. 이 나이에 아직도 난 눈이 좋거든.
아뭏든 여유롭고 풍요롭게 한겨울 보내려므나.
나중에 한번 다시 보자.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