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무사히 귀향(?)했니?

by 두레네 집 posted Nov 2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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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의 답장에 대한 빛이 있어서 빨리 쓸려했는데
또 하루가 지나서 쓰게 되었네요.
오늘 여긴 어제밤부터 비가 오더니 하루내 짙은 안개와
비로  조금은 우울할뻔 했는데,  그래도 잘 지냈지요.
벌써 서울을 갔다온지가 일주일이 되었네요.
오랜만에 언니와 혜식이를 볼수있어서 좋았구요,
때때로 좋은 만남의 시간들로 해서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끼며 돌아왔죠.
와서는 서울서 못잔 잠을 한 이틀 정신없이 자고는 주일날
교회에 다녀오고 나서야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답니다.
작년에 살아보니 겨울은 온전히 우리 식구만의 시간들이라
시간 사용을 잘 하지 않으면 한없이 게을러 지겠더라구요.
올해도 방학을 하면 저녁 밥은 일찍 먹고 저녁에는 같이 책을
읽으려구요.
전 이레와 이리로 이사왔으니 "토지"를 읽으려 하는데
이레가 어떨지요.
언니도 아이들과 좋은 겨울이 되도록 기도할께요.
오늘 저녁은 비도 오고 해서 오랜만에 고구마, 감자와 함께
오징어 튀김을 했더니 식구들이 모두 행복해 하네요.
이 행복 그리로 보냅니다. 받으세요.  그럼....




>서울 일들은 모두 다 잘 보고 간거니?
>너무 오랜만의 만남에다 너의 생활에 대해서 알고 있는것이 없어서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것같아 조금은 섭섭함이 남는구나.
>그래도 너의 표정, 모습이 아주 편안해 보이더구나. 머리색깔이 마음을 약간 찡하게 만들기는 했지만......(나도 거의 반백이 되었거든. 그냥  나이먹어서라고 말하기는 뭣하다는 것을 내가 잘 알지.)
>덕수궁의 아주 예쁜 단풍잎에 탄성을 지르는 널 보고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럽더라. 조금 더 보고 가자고하는 너, 그 아름다운 풍경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쳐버리고 마는 우리들. 이곳들의 생활이 사람들을 삭막하게 만드는것을 보면 네가 그렇게 사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구나.
>겨울이 제법 깊은듯이 어제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졌던데 그곳은 어떤거니? 바쁘게 세계절을 보냈으니 한계절은 책도 읽고 여유도 부려 보겠다는 너의 말이 아직도 내 속에서 맴도는데 나도 언제 그럴수 있는 때가 오려나 싶다. 하긴 마음 먹기 달렸겠지만.
>눈내리는 지리산 춥기도 하겠지만 너무도 멋진 풍경을 자아내리란 생각이 드는구나. 이 나이에 아직도 난 눈이 좋거든.
>아뭏든 여유롭고 풍요롭게 한겨울 보내려므나.
>나중에 한번 다시 보자.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