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오후엔 우리집 개 발이 부러웠다.

by 두레네집 posted Feb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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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낮에는 무척이나 따뜻합니다.
아직도 그늘에는 얼어붙은 눈이 있지만
녹아난 양지녘의 질척함이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합니다.

녹진녹진한 땅바닥에는 사람 발자국보다
앞서 찍힌 개발자욱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내 신발바닥에는 잔뜩 진흙이 묻어닜는데...
작아(개)발바닥에는 흙 하나 안묻어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디뎌보았지만 역시나 잔뜩 묻네요.
사람 발바닥보다 뛰어난 개발바닥
갑자기 개들이 대단해보입니다.


헐리훗 스타는 찰흙판에 자기 손바닥을 찍어 남긴다지요?
먼 훗날이 지나 어쩌면 이 땅엔 나의 자취보다는
작아(개)의 자취만 화석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후세에는 이 땅의 주인을 사람인 저보다 개라고 알겠지요.


하하 개보다도 못한 인생이 뭐 대수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