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네 집 그 네번째 이야기..

by 임효진 posted Jun 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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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두레 동생 '이레'

다시 '두레네 집'으로 돌아오니 아직 두레엄마와 아빠는 돌아오시지 않으셨단다.
두레 동생 이레와 나, 그리고 최화수 선생님 이렇게 나무둥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레는 토지 초등학교 4학년이다.
11살. 아직 한참 어린 나이다.
하지만.. 자기보다 두 살 많은 두레오빠가 자폐증상을 앓고 있어서인지..
이레는 또래들보다 훨씬 더 의젓하다.
서울에 살 때 다른 사람들이 두레 오빠를 놀리면 그 때 정말 마음이 아팠다고..
엄마 아빠가 오늘처럼 바깥일이 있어서 나가시면 자기가 방도 닦고 청소도
하고 그런다고..수학여행을 서울로 가는데 오빠랑 자기랑 14만원이나 내야
된다고 너무 돈이 많이 든다고 걱정하는 이레다.

하지만..
얼마전 학교 대표로 멀리 뛰기 대회를 나갔는데, 자신의 학교에서는
구름판이 없이 연습했다가 실전에는 구름판이 있어서 쿵! 굴렀는데
너무 아팠다고 엄살을 부리기도 하고..
친구들이 자신의 집을 제일로 부러워한다고 친구들을 집에 불러
교실을 마음대로 뛰어 다니면 너무 신난다고..
아직 '햄버거와 피자'가 제일 맛있는 음식이고, 얼마 전 스카이
라이프를 달아서 '개그콘서트'를 맘대로 볼 수 있다고 자랑하는
이레는 아직 어린아이이다.

이레는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도 좋아한다는데..
이레가 '두레네 집'에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면 어떨까.
거기엔 항상 따뜻한 웃음이 가득하고,
도시에 찌들린 사람들도 다시 웃음과 여유..
그리고 섬진강의 넉넉함까지 안고 가는 그 곳.

초롱초롱한 이레의 눈망울을 보면서.
분명 이 곳에서 똑똑이와 또또, 총명이와 톰 그리고 콕콕이와
함께 뛰어놀며, 나무와 풀 냄새를 맡으며,
섬진강의 의연함과 지리산의 넉넉함 속에서 자랄 이레는
어떻게 자랄지, 어떤 큰 인물이 될런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언젠가 두레 엄마가 쓴 글 중에
이런 글이 있다.
<그렇다고 제가 이 시골에서 우리 아이들을 큰 인물로 키우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봄이면 봄바람에 맞는 잎을 내는 나무처럼
우리 사는 세상에 걸맞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

뭐, 큰 인물이 안 되면 또 어떤가.
이레는 분명 엄마가 바라는 것처럼
우리 사는 세상에 걸맞는 사람이 될 테고,
아마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자연 속에서 쑥쑥 자랄 두레와 이레..
그런 두레와 이레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