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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두레네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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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두레네 집에 들어가니.. 조~용하다.
교실문을 삐끗하고 열고. "저기.. 누구 안 계세요?"그러니..
한 남자 아이가 나를 쳐다본다.
'아하.. 저 아이가 바로 두레구나..'
"두레야.. 엄마나 아빠 안 계시니?"
"누나.. 어디서 왔어? 누나 어디서 자? 누나 양말 없어?"
두레는 나에게 한꺼번에 많은 질문을 하더니, 엄마 아빠 어디 가셨다는 말만
하고 내가 준 아이스크림 중 하나만 받아들고.. 나가 버린다.
'어라.. 이를 어쩐다?'
두레 엄마에게 전화를 하니 이레가 잘 안내를 해 줄 거라고..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으란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 놓고.. 휘휘.. 학교를 한 바퀴 돈다.
교실 네 개의 정말 작은 학교이지만, '두레네 집'으로서는 완전히 대 저택이다.
거기다 옆에 계곡도 맘대로 수영할 수 있으니.. 두레와 이레는 정말 좋겠다!
'두레네 집'에는 개가 다섯 마리가 있는데.. 이 개들이 낯선 사람이 왔다고
난리다. '내가 그렇게 험상궂게 생겼나?'
닭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부지런히 다닌다.
햇볕이 뜨거워 따뜻하게 데워진 돌에 앉아 계곡에서 수영하는 아이들을
구경하며 책을 읽는다.
4시에 도착하기로 한 최화수 선생님이 좀 늦으신단다.

4시간이나 버스에서 앉아 왔더니.. 몸이 근질거린다.
가까운 쌍계사나 연곡사를 다녀오기로 하고 교실 칠판에 붙여진 '시내버스 시간표'
를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쉬엄쉬엄 걸어 보기로 한다.
여기서는 '뻐꾸기 시계소리'가 아닌 '진짜 뻐꾸기'소리가 들린다.
도시 촌놈인 나는 그게 너무 신기해 계속 귀를 기울이면서 걸어간다.
6월 초순의 날씨인데도 햇볕이 꽤 뜨겁다.
30-40분 걸었나?
길가에서 컵라면을 파는 아줌마에게 길을 물어보니, 걸어갈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 말란다. '버스'를 한 번 기다려 보라고..
15분 정도 버스를 기다렸는데 버스는 보이지도 않는다.
티코를 한 대 세워서 화개까지만 타고 가기로 한다.
구례와 화개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이다.
왜 그런 노래도 있지 않은가.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 지르는.. '
예전 화개장터 자리는 커다란 음식점이 여럿 들어서 있다.
노래방도 보인다.
주차장에서 쌍계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한참 올라가고 있으니
최화수 선생님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최화수 선생님은 사실 얼굴도 모른다.
Daum매거진에서 추천 칼럼 조사를 하다가 '지리산'에 대한
명쾌하고도 살아있는 이야기를 쓰는 선생님에게 인터뷰를
좀 부탁했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예전에 '두레네 집'에 대한 글을 쓰신 것이
인상이 깊어.. '두레네 집'에 대한 문의를 좀 한 것일 뿐인데..
나에게 '지리산 안내'까지 자청하시다니..
거기다.. 국제신문의 논설위원이라.. 월드컵 기간에 한참 바쁠실
텐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도움을 주시려고 하다니..

어떤 친구들은 내게 가끔 그런 말을 한다.
혼자서 무슨 재미로 여행을 다니냐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그랬다.
"사람 만나러 가는데.. 뭘.."
내가 무인도에 여행을 간 것도 아니고, 언제나 '사람이 사는 곳'에
여행을 갔었고, 그 '사람들'은 항상 내게 넉넉함과 여유 그리고
서로 나눔의 미학을 내게 알려 주었다.
언제나 그 사람들에게 나는 감동했고, 그 감동을 마음 속 깊숙이
안고 돌아 오면서 나도 그들같이 살리라.. 그렇게 다짐하고 오곤
했다.

쌍계사 입구에 내려서 기다리니 최화수 선생님이 차를 몰고 오셨다.
선생님과 쌍계사를 휘휘 둘러보고.. 저녁 예불 북소리를 들으며
쌍계별장으로 내려왔다.
쌍계별장은 사람들이 묵어가는 곳이란다.
선생님이 쌍계별장에 대한 글을 쓰셨다고 하더니.. 쌍계별장 주인
내외는 선생님이 오시자 아주 반갑게 맞으셨다.
아주 맛있는 녹차와 송화 다식을 먹고..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차를 타고 의신마을로 가는 내내 선생님께서는 지리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의신마을에는 선생님 친구분이 내일 재혼을 하신단다.
의신마을에서 선생님이랑 친구분이 이야기를 나누실 때 나는 평상에
앉아 거대한 어머니 같은 산을 물끄러미.. 그리고 한참을 쳐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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