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자만 홀랑 태워먹고

by 두레네집 posted Feb 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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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방이 새로워졌지요.
홈지기 하해님이 새로 단장해주셨답니다.
옆의 칸들도 이사온 추풍령 학교에 맞게 제가 얼른 도배지 준비하겠습니다.


어제 두레엄마가 민서엄마가 준 추억의 달고나를 갖고 왔습니다.
어렸을 때 오빠하고 해먹다가 엄마한테 무지하게 혼났다고 하면서
양은 국자를 꺼내들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설탕뽑기와 달리
네모나게 각진 하얀 달고나는 포도당이 주원료라 맛이 다릅니다.
과자크기가 커서 양은 국자보다
아끼던 스텡국자를 집어들었습니다.


"음 이맛이야"
광고문구처럼 눈을 감고 말하더군요. 저는
"무슨 맛이긴 옛날 맛이지"


다먹고는 눌어붙은 국자에 물을 붇고는 휘젖습니다. 예의 갈색국물이 되자
"후루루룩" 들이마십니다.
그리고는 "우웩! 이 맛은 아니다."
저도 먹었는데 탄내만 났습니다.
이상하다 예전에는 풀잼같이 되서 달근했는데...


엄마가 해먹자 두레와 이레도 달려들어
국자를 들고 휘젖습니다.
혼낼 사람이 없으니 신났습니다.
좁은 부엌에 설탕 탄내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얘네들 보래요. 국자 태운데요."
미국에 계신 어머니한테 이를 수도 없고...


야단맞아야 되는 스릴이 없으니까
옛날처럼 맛이 안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