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만 떼는 눈꼽

by 두레네집 posted Feb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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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두레엄마하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얼마만에 극장을 가는 것인지...
지리산 아래서는 한번도 같이 간적이 없고...
너무나 간만이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그런데 하마터면 싸움 날뻔 했습니다.
나는 전에 "수원에서 같이 간적이 있지"..., 했는데...
두레엄마는 없다고 그러고,
누구랑 같이 같냐고 그러고...
내 기억이 고장이 났는지
아니면 메멘토처럼 싹 잊어버리고
애매한 사람 잡는 것인지...


영화 시작전 초등학생처럼 맥도날 햄버거도 사먹고...
영화를 보다가
메마른 내 눈에도 눈물 나는걸 참느라 혼났습니다.
관객의 눈물을 절로 자아내는 연출자와 배우들의
열정을 떠올려봅니다.


예전에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보면서
나도 영화평론가 같은거 하면 좋겠다.
그러면 맨날맨날 영화도 보구...
혼자서 꿍친 무너진 사랑탑을 쌓았었는데...


같이 가자고 꼬신 민서아빠 덕분에
간만에 극장에 가보고...
스크린으로만 닦을 수 있는 묵은 눈꼽을 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