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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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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69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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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다른 왜곡된 사실이 진실보다도 더 널리 알려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중국이 고구려가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자신들의 힘으로 그것을 관철시킨다면
힘이 있고 다수인 십중팔구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겠지 하고 믿는 세상에,
중국과 한국의 인구비례가 20:1이나 되니, 당연히 세계는 중국인의 주장을 더 확실한 것으로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그때 한국인의 심정은 어떨까요?

분개하고 성토하고 혈서 쓰고 아무리 기를 써도
다수 대중의 잘못된 인식을 되돌리기란 웬만한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의 원인을 인간의 편견이라 보면 더 쉽겠지요.
흑인은 지저분하다, 열대지방 사람은 게으르다, 황인종은 냄새난다...등의 인종편견이나
가난뱅이는 게을러 저주받은 것이고, 부자는 부지런해 복 받은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이나
내가 믿는 것 이외의 다른 종교는 모두 다 귀신의 장난이라는 종교적 편견은
인류사를 끝없는 갈등과 전쟁의 역사로 몰고 갔다는 것입니다.

사실 편견은 힘의 논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힘있는 자의 주장이 이겨왔기 때문입니다.
게으르면 가난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난한 자의 십중팔구가 게으른 것은 아닙니다.
부지런하면 부자가 될 확률이 높지만 부지런하다고 거의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돈 많은 게으른 부자가 더 많으며,
뼈빠지게 일하고 부지런한데도 가난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이 이 세계의 진실입니다.
그럼에도 부자의 힘의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 부와 가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져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부와 가난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존재할 수밖에 없고, 모든 사회계층은 생태계 먹이사슬처럼 피라미드의 구조를 지니고있는 것이 인류사의 상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사회적 편견이 사람들의 불평등에 대한 사회불만을 얼마나 제대로 통제해온 힘의 논리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어이구 장황하다보니 말하려고 하는 주제에서 너무 오바해 버렸네요?
사실인즉슨 두레를 접하게 된 분 중 많은 분들이 자폐증이라는 것을 이전에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폐에 대한 잘못된 상식에서 두레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 분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의 인식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잘못되어 있느냐하면 국어사전의 정의부터 틀려있다는 점입니다.
민중서림 <에센스국어사전>에 기록된 내용에 의하면"정신병의 하나, 원망이나 고뇌 따위를 마음에 간직한 채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히는 증상"이라고 써있더군요.
자폐증은 선천적인 것입니다.
원망이니, 고뇌도 느끼지 못하는 세 살 박이 아이들이 무슨 재주로 자기세계를 만듭니까?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른 증상은 자폐가 아니라 심각한 우울증이라고 보여집니다.
자폐(自閉)라는 단어만 보고 자기폐쇄 어쩌구 하는 오류를 범한 것인데, 이는 이름이 호근(虎根)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호랑이 거시기는 아닌데도 그렇게 알려진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자폐는 증상이나 병이 아닙니다. 장애일 뿐입니다
증세나 병은 원인을 알고 치료도 할 수 있지만, 장애는 치료될 수 없는 결여된 상태입니다.
팔과 다리가 없는 사람이 치료한다고 팔과 다리가 다시 생기지 않듯이
자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뇌의 어느 부분이 결여된 것입니다.
다리가 없는 사람이 끊임없는 재활 훈련을 거쳐 휠체어 같은 보조기구로 적응해가듯이
자폐아는 끊임없는 반복훈련으로 언어와 사회성을 적응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허나 장애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정상인의 상태처럼 될 수 없듯이
자폐아도 정상아의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남대 의대 정신과학교실의 최영 교수의 <자폐의 진실과 허구>란 글의 내용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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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이란 만 3세 이전부터 시작되는 전반적인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의 한 형태로서, 다음의 세 가지 핵심증상(triad)이 있다.

1. 눈 마주치기, 표정, 몸짓을 통해 남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서로 감정을 주고받지 못해서 타인에게 냉담하거나 무관심하게 보이는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의 장해를 나타낸다.

2. 말을 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대화를 지속하지 못하며, 남들의 몸짓, 표정 또는 말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식으로 표현되는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장해가 있다.

3. 놀이나 관심이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융통성이 없고, 반복된 행동을 보이는 등 상상력(imagination)의 문제를 보인다.

◎ 자폐증에 대한 오해들

정서장애의 일종으로 정서적 결핍이나 심리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 : 결코 그렇지 않다. 심리적, 환경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반응성 애착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라고 불리는 전혀 다른 질병이다.

의도적으로 사회적인 접촉을 피한다 : 대인관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인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의 결함이 있어 생기는 결과일 뿐이다.

부모들이 아동을 거부적 태도로 냉정하게 키우는 것이 원인이다 : 틀렸다. 부모가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아이가 반응을 안 하기 때문에 생기는 부모의 좌절... 당연한 것이다.

특정 사회 계층(social class)과 관련된다 : 아니다. 상류, 중류, 하류층을 가리지 않고, 경제적 상태와도 무관하다.

정신분열증과 비슷한 정신병이다 : 정신분열증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현대의학에서는 일종의 뇌(brain)의 질환으로 본다.

늦 터지는 아이가 있는 것처럼 커가면서 저절로 좋아진다 : 어른들의 그랬으면 하는 희망의 표현일 뿐이다.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최대한 빨리 진단해서 조기에 치료적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화나 놀이를 통한 심리적 치료를 해야 한다 :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아이에게 적합한 개인화 특수교육, 언어치료, 행동수정치료, 재활치료, 약물치료 등 모든 가능한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소위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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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잘못 알려진 자폐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가끔 집에 찾아오는 자폐아의 부모들이 너무 괴로워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을 보는 사회적 인식도 냉담한데,
자폐의 경우 왜곡된 사실로 인해 부모들을 마치 애정도 없이 매몰차게 키워 아이들을 자기세계로 가두어버린 문제 있는 양육자로 보는 시선을 상대방에게서 느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의 심정은 모두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사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의 애끓는 심정을 일반 부모는 모릅니다.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편견이 바로 잡혔으면 합니다.
적자생존의 시대인 원시 사회에나 있었을 힘의 논리에 의해 약자인 장애인은 당연히 도태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우리 시대가 똑똑하고 강한 게르만족을 만들려는 히틀러의 망상이 지배한 악의 시대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약자를 짓밟으면서 당연시 여기는 금수의 세계가 내가 사는 인간사회가 아니길 바랍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되었듯,
진리를 말하는 올곧은 사람들이 이 사회의 주류가 되었으면 합니다.



  • ?
    솔메 2004.06.18 15:06
    특정사안에 대하여
    잘못 알려진 인식들을 개선해 나가는데
    당사자는 물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온갖 정보를 공유하기가 용이해졌으므로
    필요하고 정확한 사실들을 더욱 홍보하여
    그릇된 인식의 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 ?
    허허바다 2004.06.18 17:51
    그렇습니다.
    개념의 확실한 정의와 이를 통한 철저한 이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사회 구성원의 The Same Mind 를 구축한다는 것은
    화합과 효율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 ?
    햄버거아저씨 2004.06.20 00:55
    태풍 디앤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야심한 시간이지만 비는 계속되고 -----
    두레네 모두 잘계신가요?
    태풍 주의하시고요

    ----- 두레 이레가 보고싶습니다 ----
  • ?
    계수나무 2004.06.27 01:08
    여성학자 오숙희씨가 쓴 글이 생각나는군요.
    그 분의 들째도 자폐인데 처음 병원에 데려갔을 때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온갖 이유(집안 환경, 이혼 등)로 자폐의 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해 결국 전문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에 대한 글이었어요.
    모두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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