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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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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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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철에 시골 분들은 밤줏느라 밤에 잠을 못이룬다고 합니다.
밤 한톨에 오십원꼴이라 생각해 보세요.
여기도 오십원 저기도 오십원 어디는 뭉텡이처럼 한가득 동전이 널려있는데
얼마나 침 꼴깍 삼키며 동전 줏는데 신이 나겠습니까?
다음날 돈주으러 가야하는데 잠이 올까요 나 같아도 잠이 안올 것 같습니다.
생각을 그렇게 하면 참 재미있는 일인데, 노동이라 생각하면 그게 힘들어집니다.

한편으로 밤 밭에는 왜 뱀이 많은지 저는 참 궁금합니다.
누가 이런 생태의 궁금점을 잘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이런게 궁금하다고 하자 두레엄마가 밤이 영양가가 많아
벌레가 많고 그 벌레를 먹으려는 곤충들이 많고 또 밤을 먹는 쥐나 다람쥐도 많기에
뱀도 많을거라며 꽤 근거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전에 초가집마다 집 지키는 구렁이 한 마리씩 살고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초가집에는 벌레가 많았는데 그 벌레를 먹으려 쥐가 많았고
그래서 족제비나 구렁이가 집집마다 가신처럼 있어야
쥐가 집을 갈아먹지 않고 집이 오래간다는 자뭇 생태 그물구조와 같다고 여겨집니다.
어찌되었든 뱀은 호랑이 업는 산에서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해마다 독사에게 물려 병원에서 치료받는 이들도 심심잖게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뱀으로서는 사람이 더 무섭겠지만.
밤 줏는 첫 날 밤이 많이 떨어진 끝으머리 계곡으로 들어가려는데
뱀이 먼저 저를 보고 열심히 도망치더군요.
점심에 라면을 끓여 밥 말아먹으려고 계곡 바위로 물 받으러 가는데 이번에도
열심히 도망가려는 뱀이 다급해서인지 닭처럼 머리만 덤불 속에 숨기고 꼼짝안하고 있길레
같이 일하는 동네의 경만씨(밤밭 주인)를 불렀습니다.
얼른 목을(사실 뱀 목이 기다래서 어딘지 모르겠지만 편의상 머리 아래는 목이라고 부름)
부여잡고 입을 벌리니 독니 아래로 독이 방울방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일하는 할머니를 물어 사고치는 것보다 잡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뱀 집에서 살모사는 큰거는 십만원에서 몇만원하는데
이런 독사는 값어치도 별로 없다고 합니다.
어쨋든 뱀 몇마리 잡아도 일당은 빠지겠지요.
밤 한가마니 낑낑 주으나 뱀 한 마리 주으나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밤이든 뱀이든 사람이 움직이면 경제도 움직이는 법입니다.
물론 뱀 잡다 환경감시원에게 걸리면 벌금이 더 엄청나기 때문에
영리목적으로 뱀 잡으러 다니는 사람은 동네에는 없습니다.
밤 줍는데 신경쓰이는 뱀은 자기 운명이려니 생각하는게 더 좋을 듯 싶네요.
사실 이 뱀이 신경쓰여 동네분들은 모두 고무장화를 신고 산에 오릅니다.
아직도 낮에는 더운데 장화를 신으면 얼마나 갑갑한지...
비암들 때문에 치르는 댓가이니 보이면 잡을 수 밖에 없고
뱀들 역시 보이면 어차피 죽으니 잡히기 직전 자기 목숨을 걸고 달려들도록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사람과 뱀은 철천지 원수가 되었나 봅니다.
따로 뱀과 이브의 유혹과 그 원한관계를 신화화한 성서의 이야기를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뱀은 징그럽다의 대명사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밤줍고 내려오는데 길 위에 차에 깔려죽은 뱀 하나가 땅에 말라 붙어
있습니다.

하루종일 산 속에서 밤알 찾아 다니느라 밤에 잠을 자려고 하면
눈앞에 밤알들이 떼구르르 굴러 다닙니다. 여기도 밤 저기도 밤.
어릴 때 왠 동전들이 여기 저기 한 뭉턱이씩 떨어져 주머니 가득 넣는
꿈들을 많이 꾸었겠지만 꼭 그때만치로 동전대신 밤알이 왔다갔다 합니다.
그러면서 제발 낮에 본 뱀만은 꿈에 나타나지 말았으면 하고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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