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섬진나루>두레네이야기

두레네
/두레네(추풍령) /두레네(지리산) /두레네크리스마스이야기(지리산)

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0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없어도 되는 말)
(밑의 글은 제가 3년 전에 어느 책자에 실었던 내용입니다. 제 건강이 안좋아져 한번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서 썼었습니다. 그리고도 3년간 다시 금식을 시도하려해도 체력에 자신이 없어서 못해왔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내 생각이 이러함을 알려드리려고 첨삭해서 옮겼습니다. 그때 나이 서른이었을 때 장기 금식한 이후 때만 되면 한 열흘 정도씩 하다 바쁜 도시의 직장생활에 쫓겨 살다 보니 마구잡이 생활에 어느새 건강이 나빠져 오늘에 이르렀지만 요즘 몸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한번 올해 중에 다시 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건강이 많이 좋아지도록 주변에서 격려도 많았었고, 특히 이곳에 내려와서 만난 송용원 선생님이 직접 처방 조제해주신 한약을 먹은 이후로 부쩍 몸이 좋아졌습니다. 아직도 계속 복용해야 하지만 올해 중 아주 좋아지리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 동안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지금 현재의 내 형펀이 안좋은데 말하기도 그랬습니다만, 병이나 약은 널리 알릴수록 좋은 것이어서 늦게나마 다시 올립니다. 내용이 길어 상, 중, 하 셋으로 나누었습니다.)


사람은 제대로 먹어야 제대로 산다. 이는 사람뿐 아니라 생명이 깃든 모든 생물에게 적용되는 엄연한 이치이다. "제대로 먹는다"함은 먹지 말아야 할 것은 가려먹고 아무 때나 먹지 않는다는 얘기하고 상통한다. 흔히 이야기하길 정식(正食)이라 일컫는 말이다.  
초식동물은 풀을 먹고 사자는 고기를 먹는다.  그러나 사자가 배고프다고 배 터지도록 먹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양이 차면 물러나 초원의 청소부(하이에나, 대머리독수리)에게 식량을 넘겨준다. 동물의 세계 중 오직 사람들만이 아침, 점심, 저녁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식 때 사이에 간식이니, 잠자기 직전의 야식이니 해 가면서 쉬지도 않고 소화기관을 혹사시킨다.
도대체 사람은 무슨 짐승인가?  일단의 자연식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초식동물은 소화기관(내장)의 길이가 자기신장의 12-13배이며 육식동물은 3-4배라고 한다. 사람은 11-11.5배라고 하니 육식동물이라기보다는 초식동물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동물계에선 대부분의 영장류(침팬지, 고릴라 등의 원숭이)들이 이 기준에 든다고 하며 곡,채류 동물이라 한다. 즉 곡식과 과일 야채 등이 인간의 먹거리라는 이야기이다.
육식동물의 먹거리인 고기는 부패도가 빠른 음식이다. 먹고 영양가를 분해한 나머지는 빠르게 배설하는 것이 몸에 좋은 것이다. 반면 섬유질이 풍부한 목초는 장시간 내장 안에서 발효되어(유산균의 도움을 받아) 영양가를 추출해야 하므로 초식동물의 내장기관은 길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사람이 곡식과 야채류가 아닌 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을 안고 있느냐 하는 생각에까지 이른다.
모든 동물은 자기가 갖고 있는 수명이 있다. 사람은 대체로 120여 년을 살아야 천수를 누렸다는 소리를 듣는다 한다. 그러나 100년은 넘어 사는 사람만도 보기 힘든 세상이다.  어찌 이럴까? 들판의 짐승은 내내 자기 수명을 살다 어느 날 기력이 쇠진할 때 들판의 초목처럼 쓰러져 죽는다. 죽음의 고통이란 그들에겐 없다. 자연계에 순환하는 흐름에 맞겨 사는 생명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자연계의 흐름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고, 먹지 않아도 될 때에 먹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굶으면 난다.

길거리 다니다 부딪쳐 깨진 상처는 솔직히 병이 아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간 잘못된 식생활로 인한 내장기관의 본래 기능이 손상되었을 경우엔 자못 심각하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성인병의 원인은 바로 이 잘못된 식생활에서 오는 것임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환자는 잘못된 식생활의 개선보다는 굉장한 명약이 있다는 사실에만 집착한다. 통속적인 사실 하나만 예로 들자. 집에서 기르는 개가 병이 났을 경우 십중팔구 마루 밑에 들어가 몇날 며칠을 먹지도 않고 꼼짝없이 굶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람의 마음에 안쓰러워 "저러면 어쩌나 뭘 먹어야 기력이라도 회복할 텐데." 하지만 멍멍개는 그런 주인의 걱정이 전혀 안중에 없다. 그렇게 굶다가 뱃살이 등뼈에 붙어 갈빗대가 빨래판 모양을 해서 털이 숭숭 빠진 녘에 기어나와 냇가에 가서 흐르는 맑은 물을 먹고서야 밥을 먹기 시작한다.
모든 생물에게는 자연 치유력이라는 게 있다. 심각할 정도의 손상이 아닌 경우 이 자연 치유 능력을 믿고 아무 일도 안하면 그 병이 치유된다는 것이다. 최근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 인간이 아무 일도 벌이지 않으면 이 오염은 소멸된다. 이 지구는 거대한 생명체와 같아서 자기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이 있다. 현대인은' 지구상의 암적 존재가 될 것이냐, 유산균이 되어 공생하는 관계에 설 것이냐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지구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주장은 J.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 이다. 가이아 라는 말은 헬라어로 땅이라는 뜻임. 그리스 로마 신화에 가이아가 땅의 여신으로 그려져 있다.)사람도 자연의 일부인 이상 병이 났을 경우 무엇인가를 먹을 생각보다는 음식을 끊을 생각을 해야 옳다는 말은 위의 경우를 기대어 볼 때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본 글의 내용은 식생활이다. 식생활이라면서 먹는 이야기를 많이 써야 지당한데 어찌 안 먹는 얘기, 굶는 얘기가 주테마냐 할 분이 많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그것은 제대로 먹자는 이유에서이다. 사람이 먹고자 하는데 배부르기 위해 먹는냐, 배고프지 않기 위해서 먹는 것이냐 하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
배고프지도 않은데 밥 시간이 됐으니 그냥 먹자 하며 배가 터지도록 먹는 사람과 배는 부르지 않지만 배고프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안 먹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더 올바른 선택을 한 사람일까? 지금 안 먹으면 언제 먹을지 모르니 와구와구 먹고 보자는 사람은 50년대 청계천 다리 밑에나 사는 사람일 텐데 애석하게도 현대인의 상당수가 이런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속칭 "먹는게 남는 거"라는 말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지배적인 식사 문화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자기의 수명을 재촉하는 미련한 짓이라는 것이 오늘날 내과계통의 의사들이 진단하는 정설이다. 가끔 TV에 방영되는 "세계의 장수촌" 어쩌구하는 프로그램들을 보면 한결같이 장수촌의 주변 환경이 풍요한 사회가 아니다. 적당히 배고픈 사회환경을 지닌 세계의 오지라는 점이다.
필자가 이렇게 금식을 자꾸 언급하는 이유는 먹는 기쁨 못지 않게 굶어서 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이게 왠 말이냐?" 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금식에의 그리움이 내 안에는 자리잡고 있으며, 여기서 나의 금식 체험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 남을 더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책 두레네집 2002.01.23 793
33 내가 벌린 일은 내가 풀어야 두레네집 2002.01.21 812
32 장애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두레네집 2002.01.17 829
31 주어들은 이야기 2-매천의 어릴적에 두레네집 2002.01.15 785
30 ...그리움-하(현대인의 잃어버린 쾌감) 두레네집 2002.01.11 1116
29 ...그리움-중(금식과 정신세계) 두레네집 2002.01.11 1124
» 금식에의 그리움-상 (굶으면 난다) 두레네집 2002.01.11 1044
27 주어들은 이야기 1-백세 넘은 문수골 할머니의 호랑이이야기 두레네집 2002.01.11 966
26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거세지는 강바람 두레네집 2002.01.07 934
25 오늘은 행복한 날-따뜻한 여수. 2 두레네집 2002.01.06 999
24 우리집 톌레비전(부제:아빠의 고민) 1 두레네집 2002.01.03 974
23 언제던가...난지도 이야기 두레엄마 2001.12.27 956
22 산수유가 몸에 좋은 이유 두레네집 2001.12.21 984
21 화장실 어드벤쳐 II. 두레엄마 2001.12.18 898
20 화장실 어드벤쳐 I 두레엄마 2001.12.18 1101
19 느림이라는 여유와 교환한 자동차에 바램 1 두레네집 2001.12.09 923
18 허시파피와 슬픈 공주 두레엄마 2001.12.01 1230
17 살계마(殺鷄魔) 똑똑이 두레네 집 2001.11.26 1061
16 [re] 똑똑이, 허우대 風神이 훤칠허고.. 솔메거사 2001.11.27 208
15 교실 난로에 얽힌 추억 1 두레네 집 2001.11.20 10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