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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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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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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는 이 지역의 풀과 나무 중에서  가장 일찍 꽃이 핍니다.
아마도 대한민국 땅에서 겨울나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게
산수유나무가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만 아직 문헌 확인은 못했습니다,
이른 봄 (양력2월말)부터 가지 끝에 노오란 꽃이 잎보다도 먼저 핍니다.
어쩌면 봄이라기보다는 겨울 추위에 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어질 수도 있겠네요.
사실 올 봄에 흰눈이 가득 쌓인 노란 꽃은 잔털 섞인 병아리 같더군요.
그렇게 일찍 꽃이 피면 다른 나무는 아직 기지개도 피기 전까지
거의 한 달 가량을 꽃피우니
한번 피면 길어야 일주일을 못가는 여느 나무에 비하면 정력의 왕이라 할만하지요.
그리곤 열매는 또 나무중에서 가장 늦은 계절에 수확합니다.
다른 나무는 모두 잎까지 떨구고 벌거벗고 있는데
산수유 나무만은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듯
11월 중순까지 빨간 열매를 꽃 피듯 가지가지마다 이고 있습니다.
크기는 새끼 손톱만한데 투명하다시피한 그 색는 보석이라는 루비보다도 더 이쁩니다.
가지 끝에 옹골차게 매달려 다른 나무처럼 흔들어대서는 잘 안떨어집니다.
힘들여 쥐어뜯다시피 털어내야 하는 강인함을 가졌지요.
열매의 첫 맛는 시고 떫은 맛이 강합니다. 그 뒤의 단맛은 여운을 주지요.
털어낸 열매는 그 상태에서 며칠을 말려야 합니다. 약간은 쫀득하게...
그리곤 씨와 과육을 분리해서 다시 말립니다.
씨는 굉장히 단단하고 약효도 추출할수 없는 강함 목질이기에 내버립니다.
그런데 씨와 과육을 분리하는게 장난이 아닙니다.
옛부터 아주머니들이 모두 앞니로 이를 까느라고
이 지역의 할머니들은 죄다 앞니가 닳아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생각컨데 약효는 바로 이때 완성된다고 봅니다.
까느라고 온 정신을 집중시킨 할머니의 기력이 앞니를 통해 산수유 열매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보이기 때뭄입니다.
설풋 생각하면 할머니들의 침도 적당히 섞여
더 달근하게 발효되는 효소작용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신수유는 정력강장제의 특효약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바로 위와 같은 사실을 열거해 볼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찍 피어 오래가는 꽃의 시절,
꽃 지고도 오랜 시간 턔양빛을 가슴에 품어서는,
한낮의 태양만큼 달궈진 붉은색의 열매를 최후의 일각까지 유지하고,
끝내는 사람의 모든 진액까지 울궈먹은 기력의 열매.
그런데 안타갑게도
요즘은 과육분리를 모두 기계로 대신한답니다. 아마도 기계문명이 발달한 탓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사람입에 들어갔다 나온다는그 사실을
청결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현대인의 그 어줍잖은 깔끔함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우리 집도 학교 앞뒤의 산수 열매를 떨어진 한알 까지 낙엽을 들추며 걷었습니다.
방에다 안말리고 태양빛으로 말리고는 먹으니 단맛이 더 많더군요.
마눌님이 저번에  산수유를 칼로 깍고 있기에 내가 이빨로 까야지 했더니.
"누구 좋으라고 입으로 까" 하더군요.
나도 힘 쎄지면 저도 좋을텐데... 글쎄 누가 좋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마누라가 옆에서 밥이나 먹으라고 합니다. 밥심이 진짜라고.
으음 정력제 찾는 이들이 많아 별의 별 약제에 히로뽕까지 난무하는 세상에
그래도 옛 현인들이 자연에서 절로 찾은 산수유를 한번 드셔보세요.
사실 모든 한약제에 감초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다고는 들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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