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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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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25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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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에 저희 우리집에서 키운 개 이름이 똑똑이 인줄은 아시지요?
저희가 이 곳으로 이사오고 나서 아는 분이
시골에서 살려면 개가 있어야 한다며 한 마리 선물하신 순수 식용용 똥개입니다.
처음 우리와 거의 함께 이곳에 오게 된 개이기도 하지만
워낙 순해서 우리 식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개 였지요.
두레는 말을 탄다며 올라타고 이랴 낄낄하며 놀려먹기도 수십 번이요,
학교아이들이 하는 것처럼 막대기로 똑똑이 말 안들어? 하며 때리기도 다반사였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나오는 우유만큼은 언제나 남겨와서
똑똑이에게 주는 살가움도 있었기에,
그리고 주인의 아들임을 아는지 아무리 두레가 짖궂게
굴어도 똑똑이는 그야말로 두레의 친구였지요.
그런데 여름철이 오며 개도둑도 들끓는다는데 하는 염려에서부터
똥개는 1년이상 키우며 정들이면 안된다는 주변의 인간애적인 충고와
더불어 손님만 오면 짖어대어 조그만 아이들에게 공포를 주면 안되지 하는 생각을 보태
팔아야 될까? 하는 문제를 서서히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다 아랫마을 한수내에 사시는 효심이 아줌마(실은 나이가 70 이 넘으셔서 할머니지만 워낙 건강하셔서 저희의 눈에는 아줌마로 밖에는 안보여 우리는 그냥 아줌마라고 부릅니다.)만 보면 이 놈이 그냥 마구 날뛰어댑니다.
똑똑이가 짖어대니 다른 개들도 짖어대고, 아줌마는 지금 개 끔이 좋으니 팔으라 하고....
그래서 어느 날
"개 삽니다, 고양이, 염소 삽니다아"  하는 개장수 아저씨께 팔려고 날을 잡았습니다.
그 날 아저씨가 위 동네인 내한으로 올라가시며 확성기를 통해 들린 소리를
듣고는 우리는 아저씨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저씨는 돌아오는 내리막길을 그냥 쌔-앵 하며 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그렇게도 너희를 보고 니네 집에 있는 개 팔라고 했는데
들은 체도 안했지? 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개장수 아저씨가 허망하게 가버린 후 우리는 똑똑이 팔기를 포기했지요.
아하, 이 여름을 그냥 나라는 똑똑이의 운명이구나" 하고요.
그리곤 정말 그 여름과 일 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곤 마침 올 여름 아래 한수내에 사시는 수원아저씨께서 친목계하면 산다며
다른 데로 팔지 말라는 얘길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루 이틀... 날짜를 많이 넘겨서는 개값이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결국에 수원 아저씨는 우리만 보면 미안해하시다가
어느 날 아침 두꺼운 개줄을 가지고서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똑똑이의 목에 그 줄을 메고는 끌고 가시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이놈은 그것도 모르고 그냥 따라가는데,
"아이, 아무리 똥개라도 집을 떠나는데 이상하지도 않냐? "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그렇게 허망하게 똑똑이가 수원아저씨 집으로 갔는데 문제는 아저씨께서 그날로 없애지 않고 똑똑이를 계곡쪽의 개 집안에 넣어놓으셨다는 겁니다.
그냥 없어지면 안보이니 우리의 기억 속에서도 서서히 잊혀버릴텐데...
좀 더 키워서 잡으시려는지...,

이눔이 팔려간 이틀째부터 우리만 보면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지나가다가 보면서 "똑똑이 조용해!" 하고는 지나갔지만
영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한술 더 떠서 두레는  아침에 학교 갈 때나 집에 올 때 특히 올 때는
아예 계곡쪽으로 와서는 "똑똑아 !"하면서 아주 한 참을 놀다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줄은 알고 있었지만 하루는 수원 아저씨를 만났는데, 아저씨 왈,
"아유, 그 집 아들 땜에 죽겠어, 매날 똑똑이 앞에 와서 똑똑아, 해대니
똑똑이가 짖어쌓고, 하여튼 시끄러워서 동네가 다 시끄러."
난 계속 죄송해요, 라고 인사를 했지만 막상 말하시는 아저씨도 아주 귀찮치는
않는 눈치셨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두레가 하는 일인데.
그런데 이눔의 똑똑이가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나 두레아빠와 제가 조금만 오는 기척이라도
느껴지면 사정없이 짖어대는 것입니다.
어떤 날은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짖기 시작하더군요.
그 얘기를 하니 두레 아빠도 자기가 지나오는데 하두 짖어서
"똑똑이 조용해" 하고는 소리를 쳤답니다.
그 얘기에 제가 "아니 우리 집 개유? 조용하라고 소리지르게?"
아닌게 아니라 요즈음은 더 심하게 우리 집 식구들을 보면 짖어대는
이 눔을 보면 마치 "여기는 우리 집 아니니 빨리 나를 꺼내서 진짜 우리 집으로
보내달라'는 신호같이 들려 마음이 점점 여기말로 짠합니다. 도로 사올까하는 생각도 들고...
이젠 우리 집 개가 아닌 똑똑이. 여전히 우리 집 개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 똑똑이.
아이. 수원 아저씨네는 왜 빨리 안 잡아드시는 거야.
내 년이면 더 질겨질텐데.....
  • ?
    최화수 2002.11.15 16:41
    똑똑이를 어떻게 다시 데려오면 좋겠네요.
    '진짜 집'에 오고 싶어 울고 있으니까요!!!
  • ?
    솔메 2002.11.16 10:07
    마음 아픈 일이네요..
    古來로 개와 인간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싱건지 누른밥풀'도 같이 먹고 같이 살았기에....
  • ?
    moveon 2002.11.16 15:45
    무엇보다 두레가 많이 속상하겠군요. 개라는 동물은 사람과 가까운 탓에 오히려 영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 ?
    송학 2002.11.18 10:10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누릉이를 어머니는 냉정하게 팔아버리고, '개 잊어버렸다'고 해서 나는 옆동네의 친구들에게 지명수배를 내리는 이중고를 겪은 추억이 있습니다. 생명들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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