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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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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15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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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가 아주 어렸을 때입니다.
그 때는 두레가 아직 장애인지 확신을 하지 못했을 때로,
혹시나? 하는 마음속의 불안감만 가지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어떤 분이 저희 부부에게 뜬금 없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두 분은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갑작스런 질문에 저희는 별다른 생각의 동요없이
"아니요. 저희는 그런 생각이 없으며 그럴만한 사람들이 못되지요."
남편의 대답을 옆에서 듣고 있던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분 말이
"그래요. 그래서 하느님은 장애를 주시지요."
라는 말을 했습니다.
몇 년 후 두레의 장애를 인정하고 난 후 그 분을 만났는데
그분은 저희에게 그런 질문을 한 것을 모르시더군요.
그 말은 지금도 제가 두레로 인해 힘들어 할 때면 저를 잡아주는 말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 후 저희는 두레의 장애를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했던 두레의 장애가 현실로 다가오던 날,
그 날의 저희 부부의 마음을 뭐라 말할 수 있을까요.
다음 날 저희는 강화도의 마니산을 찿았습니다.
그 계단이 많은 산을 두레 아빠는 두레를 업고
전 이레를 멜빵으로 둘러 안고 그 산을 올랐지요.
산을 오르고 내리던 많은 분들은 저희 부부를 보며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칭찬을 하더군요.
그러나 저희는 그 날 그렇게라도 미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부모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그 후 저희는 여러 가지 두레에게 좋다는 곳을 찾아다니며 묻고
이런 저런 궁리를 해보며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 곳까지 왔습니다.
다른 집에 비하면 저희 부부는 일찍 두레의 장애를
인정했기에 좀 더 빨리 좀 더 편하게 이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두레의 장애가 힘들게 느껴지던  당시에는  
"애가 왜그래요?" 라는 지나가는 아주머니의 질문에도,
지하철에서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길에도 며칠 씩 마음 아파 하던 시간들이 있었지요.
참으로 마음이 아팠을 때는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들의
멀쩡하게 커 가는 아이들을 보며 두레를 볼 때의 마음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눈물이 많은 전 나이가(?) 더 들어 갈수록 눈물이  많아집니다.
얼마전 저는 그냥 교회 식구들 앞에서 감출 수 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찌나 흘렸던지...

몇 년 전  섬진강에서 사고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장로님의
그 후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있었는데
그 분의 한마디가 저의  숨겨진 마음속을 헤집고 들어왔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했지만 속으로
"당신들도 겪어봐야지 내 속을 알지".......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하는
그 한마디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는데 이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눈물이 나왔으며
나중에는 그냥 멈출 수 없는 흐느낌이 되어버렸습니다.
많은 교회식구들의 궁금증과 걱정을 뒤로하며 집으로 왔는데
집으로 와서도 그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저는 마음 한편으로는 두레의 장애에 대해서
열린 마음이었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아무도 우리 가족의 아픔을
모를 것이라는 벽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누구나 겪어봐야지 알지" 하는 어려움들을 사람들 나름대로 하나씩 다 가지고 있을텐데
저만 어렵다고 투정을 한 것 같아 다른 분들께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폐교로 이사오며 하고 싶어하는 일 중에 두레 친구(?)들의
캠프를 늘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생각은 많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늘 막연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주 부족하지만 조금씩 그 발걸음을 띠려고 합니다.
그 캠프가 앞으로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렇지만 두레와 이레와 그리고 두레의 친구들과
그 엄마들과 작지만 시작해보려 합니다.
아이들에게 지리산과 섬진강으로 대표되는 자연으로 다가서려고 합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 마음만 있는 저희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단순함으로 밀고 나가려고 합니다.
저희 사랑방을 찾는 여러분들 5월 16일 - 18일까지의
생각의 깊이를 아직 깨닫지 못하는 두레 친구들의 캠프를 마음으로 성원해 주세요.

ps:이 일을 위해 여러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산에 가려는 계획(지금으로서는 무리하지 않고 연곡사에서 피아골 산장까지만)을 하고 있는데 장애아들이라 보호자들과 함께 해야하는데 17일 하루 시간을 내어주실 도우미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 ?
    최화수 2002.04.29 11:01
    "당신들도 겪어봐야 내 속을 알지" 그렇습니다. 저희 엄마도 "너도 자식 낳아 길러봐야 알 거다"라고 하셨지요. 5월17일이 금요일이어서 안타깝네요. 18일이면 좋겠습니다만...!
  • ?
    박용희 2002.04.29 20:00
    두레 어머니, 많이 힘드시죠.. 하나님은 그 사람이 감당할 만큼의 고통을 주신다고 하잖아요..누구나 마음 속 한가지씩 말 못할 고민과 슬픔을 안고 사는 것 같아요. 저에게도요...
  • ?
    박용희 2002.04.29 20:02
    힘들 때 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나에게 이런 고통과 어려움이 없다면 난 지금보다 더 탐욕스럽고,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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