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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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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06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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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오는 저녁 들뜬 산개구리들의 울음을 들었습니다.
여름 논에 들리는 개굴거림과는 달리 짝짓기를 위한 산개구리들의 울음은
꼭 새소리 같이 구슬피 들립니다.
개구리도 아닌 저는 내심 나도 경칩이 되면 겨울잠을 끝내야지 해왔었는데...,
사람이 정해놓은 달력 날짜와는 상관없는 자연의 일깨움에 일어난 와공들의 와글거림에
사람 중심의 편견이 정말 자연에는 무의미함을 되새겨봅니다.

달 전에 박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었습니다.
뭐하고 지내느냐는 말씀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마음 정리하듯 겨울잠 잔다고 했었지요.
사실 제가 동안거하는 도인생활 흉내내는 것도 아닌데 뭔가 짚이는 것이 있던지
뜬금없이 고승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고승들은 아주 냉정해, 득도에 방해가 된다고 싶은지 세속의 인연에 싸늘할 때가 있어"

저야 용맹정진하는 구도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겨울의 초입에 들어 특별한 일이 없으니
심란한 마음을 잘 다스려야지, 그래야 세상사도 순리대로 풀릴거야 하고,
애초에 지리산 아래의 학교로 이사오던 때의 마음가짐을 되짚으며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박선생님 말마따나 이 일 저 일 다 챙기려니
도 닦기는 애시당초 글러버린 자칭 신비주의에 관심 많은 저로서는 공염불만 왼 셈입니다.


겨우 내내 참 일도 많았습니다.
내가 응원하던 팀이 우승하면 생기는 것은 없지만 기분 좋은 일이잖습니까?
이젠 정치도 철학이 아닌 게임인 것만 같습니다. 어차피 승자와 패자가 있는 법이려니 생각하면 될 것을..., 이데올로기의 폭력적 속성에 놀아난 지난 시절 우리민족이 아픈 역사가 떠올려집니다. 물론 강도는 약하지만 아직도 지속되는 것이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학교를 임대하고 있다는 이유로 임대문제를 관할하는 공무원의 은근짜에
겨우내 마음졸임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정말 성질 같으면 학교 임대 포기하고 다 까발리고갈데로 가고 싶지만...참아야지... 답답한 노릇이지요?(이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상황은 다르지만 이렇듯 각자의 심란한 마음이 있을 터인데
들려오는 지인들의 여러 소식에 도움은 못되었지만 마음 한편으로 기도 드립니다.
<신비주의와 퀘이커공동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인간은 영적 존재입니다. 하느님은 세상에서 물리적 힘으로 역사하지 않으십니다."


저를 비롯해서 우리네들의 기도가 물질을 움직이지 못함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질을 넘어선 마음의 세계는 공명하는 파동이 같아 변화시킬 수 있답니다.
아무리 원하고 간구해도 세상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 때문에 마음 상하지 마십시오.
덜 중요한 것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손해보기에는 억울하잖아요?
겨우내 여러 생각 중에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건졌습니다.


  • ?
    부도옹 2003.02.26 01:45
    아하~ 두레네집 봄소식이네요.
    파릇한 봄색깔처럼 좋은 일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가족모두 활기찬 봄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
  • ?
    끼득이 2003.02.26 09:01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니 두레네집 소식이 올랐네요.
    동안 궁금했었습니다. 건강하신지요?
    올 한해 마음의 울림에 귀기울이며 살고자 합니다.
    좋은 일 가득하기를,,,, 가까운 곳에서.
  • ?
    최화수 2003.02.26 10:27
    "아무리 원하고 간구해도 세상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 때문에 마음 상하지 마십시오.
    덜 중요한 것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손해보기에는 억울하잖아요?"
    두레아빠의 이 말씀 우리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듯하네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 ?
    자유부인 2003.02.26 10:43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셨군요.... 반갑습니다.
    많이 기다린거 아시죠?
    다시 봄이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네요.
    새봄과 함께 모두들 좋은일들만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이제 두레도 중학생이 되네요.
    중학교 입학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
  • ?
    솔메 2003.02.26 11:44
    "아무리 원하고 간구해도 세상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 때문에 마음 상하지 마십시오.
    덜 중요한 것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손해보기에는 억울하잖아요?"
    크게 공감합니다..
    가내 두루 평안을 기원하며...
  • ?
    산유화 2003.02.26 14:25
    새봄의 에너지를 충전하셔서 두레네집 하는 일마다 다 잘되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영적 존재이며 신은 물리적 힘으로 역사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평안하세요.
  • ?
    박용희 2003.02.26 19:36
    저도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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