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섬진나루>두레네이야기

두레네
/두레네(추풍령) /두레네(지리산) /두레네크리스마스이야기(지리산)

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177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무와 흙, 풀과 돌, 그리고 맑은 시냇물 한줄기...
아침 저녁으로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나즉히 들려오는 바람소리.
동화 속 그림과 같은 정경을 그리며 자연과 함께 살려는 이들에게 그림과 달리
그 속에 숨어 있는 지렁이, 지네 개미와 나방, 거미 등의 벌레와
그것을 먹고 사는 개구리, 들쥐와 도마뱀, 독을 뿜는 살모사며 들고양이와 너구리에서 심지어 박쥐까지 집 안팎으로 드나든다면... 거의 80%이상의 도시인은 전원이라는 보기 좋은 이름보다는 야생의 곤고한 생활에 미련이 없을 것입니다.


20살 갖 넘어서 군 장교생활로 전방에 근무하던 매형네 집에 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부근에(강원도 화천 봉오리 계곡)공동체 생활을 꿈꾸시던 전도사님 내외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름은 <아바공동체>였는데 몇 해 뒤에 캐나다의 메노나이트 계의 공동체로 공부를 떠나셨다가 다시 오셨다 합니다, 그로부터 10년 뒤에 철원의 순담계곡 옆에 자리잡은 대한 수도원이라는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그분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일년의 반을 겨울의 엄청난 추위와 싸우느라 고생도 무지했지만
들쥐 때문에 유행성출혈열에 걸려 죽다 살아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의 경우 정도가 심해 신장이 거의 망가졌다는 것입니다.
산중의 은자 생활에 관심을 갖고 잇던 당시의 저로서는 앗!뜨거라 싶은 이야기였지요.


지금 사는 우리집 주위에도 온갖 동물이 출몰하지만 집안까지 들어오는 놈은 없었지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집 부엌에 쥐똥이 발견되고 음식찌꺼기를 갉아먹은 흔적이 있더만,
어느날 밖에 나갔다 들어온 저녁에 띠용-. 주먹만한 쥐가 나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이놈이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지 가만히 보더니 슬슬 기어서 부엌과 방 사이의 보일러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딴 동물들이야 어떻게 귀여워해 줄 수도 있지만 서생원만큼은 좋은 생각이 안들데요.
다음날로 쥐끈끈이를 설치하자  그런 물건에 접해보지 못했는지 그 날로 잡히더군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쥐들이 살만한 곳이라고 길 표시를 냈는지,
그 이후로 서너달 간격으로 어느 구멍으로 들어오는지 새로운 놈들이 입주를 합니다.
대부분 들어오자마자 쥐 본드의 미끼에 속아넘어가기에 큰 까탈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에 들어온 놈은 어찌나 영악한지 거의 한 달이상을 버티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한번 걸렸는데 살아남은 놈이거든요.
그간 장날에 쥐덫을 사와 설치했는데도 안걸렸습니다. 우리집 개가 먹을까봐
쥐약만은 안놓았는데...고심 끝에 개를 묶어놓고 쥐약까지 놓았지요. 그래도 안걸리더군요.
저번날 밤에는 이레도 멋모르고 부엌에 들어갔다가 마주쳐 으아악하고 놀란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후론 문을 빼꼼히 열고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냉장고 옆으로 난 전화선을 갉아 전화가 안되는 사고를 치기도 하고, 이제는 아예 밤에는 제 세상으로 정했는지 어디를 득득 갉는 소리도 들려 약을 올립니다. 꼭지가 도는 밤이었습니다.
일전에 똑똑이가 족제비를 잡아죽인 후에 대놓고 밤에 설치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브라질과 축구시합이 있던 날입니다. 참다 참다 장에서 쥐본드를 세 봉지나 사왔습니다. 총 여섯 개를 부엌과 보일러 놓인 공간 사이로 도배하다시피 깔아놓고 아까와서 놓지도 않는 상품의 오징어를 구워 가운데에 두었습니다.
망할 놈의 중국심판 때문에 한참 열이 올라
"왜 축구 삼류국인 중국놈을 심판으로 둬 경기를 망치냐?'
우리 월드컵 4강 때 우리나라 욕하고 다닌 것까지 다 생각나 씨근덕거리고 있는데
부엌에서 후다닥 소리가 나고 찌직거리는 게 아닙니까.


참 희안하지요. 중국사람 욕하느라 상한 기분 서생원 잡혔다고 좋아지니 말입니다.
중국이라는 거대국가도 내 손안의 쥐새끼보다도 못하니 말입니다.
겨울나는 준비중에 올해는 쥐구멍 찾아 틀어막는 일이 추가되었습니다.
고양이는 좋아하지 않지만 차라리 이참에 하나 구할까하는 생각도 들고...

  • ?
    솔메거사 2002.11.30 10:21
    서생원이 다니는 구멍은 밤송이를 줏어다가 틀어막으세요. 알지못하는 구멍은 할수없어도 파악된 구멍막이는 최상급이지요..
    해가 진후에는 밖으로 면한 부엌문을 잘 닫고 생활하는 것도 생원의 입실을 막는 방법이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 그리움을 알게 될 줄이야 5 두레네집 2003.11.13 969
93 남편의 빈자리 5 두레엄마 2003.11.13 1228
92 추풍령에 가을바람이 불다 8 두레엄마 2003.10.11 1230
91 아이들 화장실에 어른이 가면 1 두레엄마 2003.10.11 1141
90 모두들 잘 지내시죠? 13 두레엄마 2003.09.22 1262
89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16 두레네집 2003.08.05 2767
88 오늘도 걷는다만은(두레엄마의 운동기). 8 두레엄마. 2003.07.12 1892
87 어랏차차 씨름선수 두레엄마 5 두레엄마 2003.05.02 2085
86 중학생이 된 두레의 봄날 5 두레엄마 2003.04.18 1432
85 까치는 돈을 모르는데요? 1 두레네집 2003.04.18 984
84 내가 찾는 소중한 것은 가까이 있다 2 두레네집 2003.03.25 1225
83 봄날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2 두레네집 2003.03.18 1070
82 참새시리즈?, 아니요 두레시리즈 4 두레엄마 2003.03.07 1234
81 화장실 어드벤쳐3 - 이레의 배신(?). 2 두레엄마 2003.03.03 1184
80 두레의 졸업식 6 두레엄마 2003.02.27 1057
79 겨우내 꼼지락거리다가 7 두레네 집 2003.02.26 1060
78 두레엄마의 변명 1 두레엄마. 2003.02.26 364
77 철 이른 겨울 저녁날 5 두레네집 2002.11.28 1349
» 시골 삶에 원하지 않는 동행자, 서생원 1 두레네집 2002.11.28 1177
75 두레의 발견-감자먹어도 안죽어요 두레네집 2002.11.27 116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