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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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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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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두레가 좋아하는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감자튀김입니다.
어쩌다 도시에 가서도 햅버거나 치킨 집에서는 늘 후라이드 포테이토를 사야한다고 우기고,
가게에서는 "너 뭐 먹을레" 하면 포테이토칩을 늘 만지작거리곤 합니다.
집에서도 감자만 보면 열심히 깍아 거의 튀겨질 정도로 기름을 부어 볶아먹습니다.
욘석이 만든 감자요리의 맛은 환상적입니다.
어떤 양념을 해서 만드는지는 모르겠으나(물론 엄마가 음식에 넣는 온갖 조미료를 어깨너머로 보고는 나름대로 배합했으니 짬뽕에 가까운 것일테지만), 퓨전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듯
한번 먹고 두 번 먹고 자꾸만 먹어도 맛있습니다.
기름진 감자요리는 칼로리가 아주 높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레의 배는 말랑말랑한 고무 찐빵처럼 부드럽습니다.
철퍼덕거리며 두레 배를 두드리다 보면 그 탄력과 손짝을 울리는 탄력에 배에서 손을 떼기 어려울 정도이지요. 하여간 똥똥한 그 배는 염려스러운 부모의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근자에 튀긴 감자칩이 발암물질 등, 안좋은 물질이 발생되었다는 보도가 있던 날입니다.
얼른 tv뉴스 시간에 두레를 불러 앉혀놓고는 그 내용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두레에게
"저거 봐라 이제 감자튀김 먹으면 죽는단다. 이제부터 먹지 말자"
어쩌구 오바하며 두레에게 먹으면 안된다고 다짐을 받아놓았지요.
물론 집안에 감자과자도 사다 놓지 않았지만, 된장찌개용 감자만 남기고는 모두 눈에 안띠게 두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잊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어제 두레가 학교를 갔다 엄마를 보자 신이 나서 마구 떠드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컬럼부스 달걀 세운 발견을 한 것 마냥
"엄마 감자 먹어도 안 죽는데-에-"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튀긴 감자 과자를 나누어 먹고 온 듯 한데,
자신이 갖고 있던 두려움과 달리 한 두 개 집어 먹은 결과 멀쩡하다는 걸 알았는가봅니다.
덩치는 커도 말 그대로 순진하게 부모의 말을 새겨들어 지키려했는데, 이젠 자기가 알게 된 사실을 얼른 부보에게 알려주어 기쁨을 같이 나누려 한 것 같군요.
엄마가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동안 내내 옆에서 참견하며 감자 볶아먹자고 졸라댑니다.
그동안 못먹은 감자 이제 마음놓고 먹을 수 있게 된 자유를 찾은 해방자처럼...


제가 학생때에 아버님이(그러니까 돌아가신 두레의 할아버지)술을 무척 좋아하신 나머지
우리집의 근심거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보다못한 어머니께서 의사와 상의를 한 후 술을 끊게 할 목적으로 술약(이 약을 먹고 알콜이 들어가면 무척 괴롭다고 함)을 밥에 넣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각본대로 병원에 가서 의사의 조언대로 이제부터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으니 술을 끊어야 한다는 처방을 받으셨죠. 그렇게 반년 정도 지났나... 이제는 되었다 싶어 밥에 몰래 넣던 그 약을 어머니께서 안넣으셨는데... 아버님이 한 잔 두 잔 먹었는데 괜잖다고 여기셨나봅니다. 어느날 이제부터 건강이 좋아졌다 하고는 또 본격적으로 즐겨하시더라구요. 그때 조금 기간을 두고 어머니께서 다시 술약을 넣으시면 성공을 했을 텐데... 조급하셨는지 바로 그 다음날로 재실행을 하셨는데, 나 같아도 어제는 멀쩡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나 이상하다 싶지 않겠어요. 아버님은 다른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시고...
그 날 저녁 우리 집은 뒤집어졌고, 이후 아버님의 기세를 당해 낼 묘책이 없었지요. 뭐


이런 집 안의 내력대로 두레도 앞으로 기름진 감자를 끊을 묘책이 안 생기면 어쩌나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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