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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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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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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어렴풋이 느껴왔던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지형은 여느 나라와 달리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는 것입니다. 신과학(新科學)의 영역에서 홀로그램 우주론이라는 말과 더불어 "부분은 전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의 이론에 기대어있는 것인데, 내용인즉슨 우리 한의학에서 몸을 기(氣)로 설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서양에서는 배가 탈이 나면 소화제 같은 약을 처방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손끝을 땁니다. 서양인들이 보면 전혀 이해를 못하는 부분입니다. 일례로 수지침은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손과 기력으로 연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침술입니다.
동일하게 발바닥에도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나타나있다는 것을 우리 한국인들은 자연스레 이해하고 있습니다. 급하게 뛰어가다 발바닥이 어느 부분이 돌에 눌렸을 때 온몸을 찌르는듯한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발이 눌리면 발만 아파야 하는데 온 몸이 울리도록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이 바로 동양학에서 말하는 기의 신비입니다.


氣는 해부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의학에서는 과학적으로 황당한 민간요법으로 분류합니다. 잘 알다시피 과학은 검증 가능한 것이어야 하는데 기의 흐름은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때 북한의 김봉한 박사가 이를 증명했다해서 의학계에서는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를 봉한이론 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신비의학으로 양의들은 언급을 꺼려한다는군요.


어찌 말하든 몸의 일부분이 전체와 기력으로 얽히고 섥혀 있다는 이 말을 우리 한국인들은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신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실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아마도 서양인들은 죽었다 깨기를 열 번을 반복해도 이를 이해할 수 없을 테지만 우리에게는 풍수지리라는 말로 실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땅이 흉해","천하의 명당이로다"이런 말은 마치 땅을 살아있는 생물인 것으로 대하기 때문입니다.

동양과 달리 서양에서는 20세기 전만해도 누구도 돌이나 물 등의 자연을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말을 돌게 한 이유는 산업사회의 극성기로 환경파괴가  수면에 떠오르면서부터입니다. 생태학이 서양과학의 떠오르는 학문이 되면서부터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말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임스 러브록이라는 사람이 "가이아 이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가이아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땅의 여신입니다. 영어로 발음하면 지오(Geo)쯤 되는 것이지요.
지구는 무생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입니다. 동물들은 탈이 나면 굶고 지냅니다. 스스로의 자연치유력으로 낫게하는 것이지요. 상류의 물이 조금 더러워도 물줄기가 흘러 하류에 가면 어느 정도 맑아집니다. 지구도 더 이상 오염원만 뿜어내지 않으면 스스로의 자정능력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거입니다. 무한 증식하는 암세포만 없다면 말입니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자꾸 오염원을 배출해놓는 인간같은 암세포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뱃속에서 유익한 유산균이 되지는 못할망정 현재의 추세로 볼진대 암세포로 존재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이 지구를 죽이고 말 것입니다.


자연이 생명체라는 말을 하다보니 다른 데로 많이 나갔네요. 우리 국토는 땅의 혈맥이 기묘하게도 백두산에서 발원해 반도 모든 영역에 뻗혀 있습니다. 백두산 정상에서 해남 땅까지 한발도 물을 건너지 않고 갈 수 있는 지형입니다. 동네 뒷산 어디에서든 민족의 성지 백두산에 도달할 수 있는 신비한 기맥을 같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심장에서 품어낸 혈맥이 손끝 발 끝에 끊이지 않고 이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백두대간은 바로 국토의 척추와 같습니다. 거기서 뻗은 지맥이 정간과 정맥을 이루며 곳곳의 산줄기를 잇고있지요. 우리 땅 어디에서 태어나든 우리는 모두 백두의 정기를 타고 난 백두산족이라는 말입니다. 모두 한 혈족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성서를 보면 예수를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분"
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감히 비유해보건데 한반도의 모든 이들은 혈통으로나 지맥(地脈)으로나 모두 하늘의 자손(백두산족)인 셈입니다. 얼씨구 해석이 좋지요^^.


왼손의 혈액이 오른발로 전해지려면 다시 심장의 중심부로 가 새로운 피로 바꿔져야 하듯이 우리도 백두의 상징을 이해해야 할 듯 합니다. 이땅의 산하를 밟는 자만이 새로운 기력을 받는다는 점 말입니다. 하나의 기맥으로 연결된 땅이라 그런지 우리 땅에는 생명의 약효가 뛰어나다고 하는군요.
잘 알다시피 인삼은 세계 여느 나라나 다 자랄 수 있지만 한국산 만이 그 약효를 특히 쳐줍니다. 미국산 애팔라치아 산삼이 아무리 많아도 한국의 무 뿌리만 한 것이지요.
세계의 제약사들이 자기나라 은행나무는 제쳐놓고 왜 한국산 은행나무 잎만 가져가는지, 왜 시베리아에 가시 오가피가 그렇게 나는데 한반도의 고산지대에 나오는 것만 못하며, 스코틀랜드의 국화는 엉겅퀴인데 어째 약용식물로는 한국산으로 구분하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토양이 그렇다고 하기에는 참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알다시피 토양의 문제라면 거름 잘쓰고 농화학자들이 그렇게 신뢰하는 질소(N), 인산(P), 칼리(K) 섞은 화학비료 잘 넣고 버무리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렇지않다는 것입니다.
시중에 떠도는 중국산 장뇌삼 아무리 먹어도 국산 도라지 만도 못할 것입니다. 우리 사람에게는 우리 땅에서 나온 산물, 말 그대로 신토불이(身土不二:땅과 몸은 다르지 않다)인 셈입니다.


"사람은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지니라"(창 3:19)


인류의 고전인 성서의 말대로 자기가 태어난 땅의 구조에 잘맞는 삶을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외국산 명품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와는 어울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동안 체득해왔던 몸의 구조와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산 랍스터가 아무리 맛있다고 떠들어도 목포산 새우젖보다도 못한 것임을 아시기 바랍니다.


일제는 우리 땅의 이러한 기맥을 막으려 강산 곳곳의 혈자리에 쇠말뚝을 박아놓았습니다. 알다시피 한의원에서 어느 부분에 침봉을 맞고 있으면 사지를 움직이는데 고통스러운 곳이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국력이 기력을 못피우는 것은 그러한 혈자리에 말뚝이 박혀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국토의 반을 철조망으로 두동강 내었다는 점이 가장 큰 중병일 것입니다. 기혈이 통해야 하는데 중간에 막혀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안타까움, 반신불수의 몸으로 움직이는 형국인 셈이지요. 천년간 잠을 잤다는 남아메리카 인디언의 전설이 있듯이 우리의 역사는 중국에 사대적인 지역왕권으로 천년간이나 잠을 잔것만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잠자고 깨어나니 상처만 남은 몸의 형국인 셈입니다. 어느 누가 반대해도 통일이야말로 백두산의 기력을 받는 우리에게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대망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의 흐름으로 볼 때 백두대간을 타는 산행이야말로 우리 몸과 국토의 일맥상통을 몸과 마음으로 가장 잘 받는 축복을 누리는 산행이라 볼 수 있습니다. 국토의 산하가 그 민족의 성스러운 땅를 중점으로 두고 하나로 얽힌 땅이 지구상에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 싶습니다.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라는 고고한 역사를 지닌 땅들도 이러한 통일성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이집트는 나일강이 국토를 가르고 이라크도 티그리스가 가릅니다. 중국같이 광대한 국토를 가진 나라들은 저마다 지역의 통일성을 국가의 중심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사막이나 평원지역의 지형이니 그럴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올림푸스 산이라는 민족의 상징을 둔 그리이스조차도 섬과 반도 험준한 자연조건 때문에 각 지역의 폴리스들이 형성되어 국가의 패권을 두고 겨루어왔지 않습니까. 우주의 배꼽이라는 옴파로스라는 상징신화를 지닌 이들도 국토는 찢어져 있는 셈입니다.
백두에서 흘러내린 지맥이 우리나라의 국토라면 마땅히 천지에서 흘러나온 송화강의 남쪽 지역 즉 간도는 우리의 영토라는 이야기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옛 발해의 영토는 송화강이 우수리강에 합류하는 동편의 땅이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백두산 정계비의 토문강이 두만강이 아니라 송화강의 옛 이름이라 하는군요.



지금까지 이 이야기가 엉뚱함과 신비로움이 함께 있는 이야기같지요? 하지만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품은 신념들은 모두 자기 마음 속에 이미 있는 실재라는 것이지요. 산삼을 먹는 이가 산삼의 진가를 의심하며 먹는다면 도라지를 산삼으로 믿고 먹는 이의 약효만도 못하다고 합니다. 민족의 혼을 믿고 밟는 산행이 복된 것입니다.


백두대간을 밟는 한걸음마다 땅과 내 몸이 둘이 아님을 체득하시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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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병대 2004.02.04 15:09
    아하, 추풍령으로 이사를 하셨군요.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홈페이지를 들렀는데, 들르고 보니 이사를 하신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반갑습니다.
    곧 한번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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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쇠 2004.02.07 16:56
    두레아빠 오랫만입니다 이사간 그곳에서도 좋은 이웃을 많이 만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두레 이레 모두 잘자라고 있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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