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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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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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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러 밤주으러 다니는 일을 마쳤습니다.
산농사를 지은 분들의 수고로움을 느낀 나날이었습니다.
산을 내려오며 산허리를 감싼 누런 바랑이 논을 베던 마을 어른들게 인사를 건네자
밀농을 머리 위로 밀어올립니다.
도로변엔 서울에서 추수를 도우러 왔는지 그 분의 자제분인 승용차가 있더군요.
어디를 가나 농촌의 제일 큰 대사는 가을걷이입니다.
수확을 하며 그전부터 머리를 맴돌던 생각을 정리하려 합니다.

농사에 대한 생각1-農字, 老子
동양학의 천인우주론중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하늘이라고 하는 한긋(一)과 땅이라고 하는 한긋(一)그리고 사람(人)이 그 사이에(間)에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곳 하늘세상(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천,지,인은 하나의 유기체적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을 우주에 비견해 소우주라고 부릅니다.
사실 홀로그램 우주론에서는 작은 조각 하나에도 온 우주를 담고 있다고 봅니다.
성서에도 작은 일에 충성된 자가 하늘 일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전자가 핵 주위를 도는 분자,원자 등의 미량 세계나
지구나 금성이 태양을 도는 태양계의 우주나 그 원리는 동일하다고 봅니다.
작은 것과 큰 것을 동일한 가치로 볼 수 있는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중국의 고서인 동중서의 우주론 체계에서
땅은 힘써 농사짓는 양생의 근본이라 했는데, 이는 농업을 세상의 근본된 것이라 본것이지요. 농악대를 앞세운 깃발에"農者天下至大本"(하늘 아래에 농사짓는 이가 제일 커다란 바탕)이라 써 있는데 결코 농부가 자신들을 과시하려는 헛튼 소리가 아닌 심오한 동양철학의 소산인 것입니다.
한자(漢字)를 파(破)하면 깊이있는 의미를 발견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농사지을 농(農)은 별 진(辰)자와 흐를 곡(曲)자를 합친 문자인데,
곧 별의 흐름, 그러니까 우주의 자연스러운 일을 농사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노자라고 불리우는 "자연 농업"의 선구자로
일본의 후꼬오까 마사노부란 분이 계십니다.
그는 우주의 흐름대로 내맡기는 농사를 짓습니다.
저는 가보지 않았지만 그분의 농장을 찾은 분들에 의하면
그냥 씨뿌려두고 내버러두는 그의 밭에서 사람은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고 하더군요.
사람이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자기의 힘과 의지로 하겠다는
인위(人爲)적인 생각을 버리고
도(道)라고 불리우는, 무(無)라고 불리우는
대자연의 섭리대로 지켜보다 감사의 마음으로 수확하면 된다는 농업입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말이 사람이 아무 것도 아니하고
자연을 방임형으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무(無)나 도(道)라 불리우는 하느님이 행하시는 섭리를 지켜보며
감사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농사는 우주의 "으뜸가는 가르침"(으뜸宗, 가르칠敎)에 속하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농경사회인 전통사회가 대부분 제정일치의 질서를 유지하며
제의를 중시하던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수 있을 것입니다.
농업을 산업의 근간으로 삼지않는 현대의 탈신적 분위기는
어찌보면 산업사회의 당연한 귀결로 보입니다.
그러나 결국 천.지.인.의 조화를 깨트린 우리들은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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